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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국무원장, 중국 공영 신문과 최초로 인터뷰
  • 끌로셰
  • 등록 2019-05-14 15: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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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News)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지난 13일 중국 공영신문 인민일보 산하의 국제 소식 전문 일간지 < Global Times >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해 9월 체결한 교황청-중국 잠정협정의 이행에 관해 이야기했다. 


< Global Times >는 기사 말머리에 “중국-교황청 관계의 긍정적 발전 신호로서 중국에서의 부활절은 평화로웠고 교황청의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 참석도 긍정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파롤린 추기경과의 인터뷰 역시 교황청과 중국 간의 관계 개선의 신호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협정 이행 상황에 대한 질문에 파롤린 추기경은 “소통 창구가 잘 작동하고 있다”면서 “양자 간에 신뢰가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요소들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교황청과 중국이 “함께 여정을 해나가야만, 과거의 상처와 오해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아무리 서로 동떨어진 입장에 서있더라도 우리는 풍성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 반대 의견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파롤린 추기경은 “중국-교황청 관계와 같은 복잡한 문제들에 서로 다른 의견과 서로 다른 해결책을 비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교회 내부, 중국 혹은 다른 어디에서든 이러한 개방을 비판하는 것에 놀랄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과 중국의 관계 개선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경계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물론 편견에 갇혀 과거 지정학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입장에서의 비판들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중국과 관계 개선을 하려는 것은 “사목적 층위”에서라며 “진정으로 중요한 점은 이 대화가 점진적으로 더 넓은 합의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러한 점진적 합의의 예시로 상호비방 중단과 기후변화와 같은 시대적 과제 해결에 동참하는 모습을 꼽았다. 최근 교황청은 ‘녹색으로 살다, 더 나은 삶을 살다’(Live Green, Live better)라는 주제로 열린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에 참석했다.


가톨릭교회 선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토착화(Inculturation)와 종교를 비롯한 외세의 개입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중국화(Sinicization)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토착화란 복음의 순수함과 온전함을 지키면서도 이를 각 민족과 문화의 개별 경험에 맞추어 소개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마태오 리치의 값진 경험이 바로 이를 훌륭히 증언하고 있다”면서 “마태오 리치는 어떻게 자신이 진정으로 중국인이 되어 인간적 우애와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이라는 가치를 퍼트릴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던 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토착화와 중국화 사이의 관계라는 주제를 심화시키되 “중국 지도부가 각 종교의 본질과 교리를 무너트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 두 용어는 혼동되거나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종교, 문화적 차원에서 새로운 대화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종교인으로서 정치 지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소수의 발언과 결정은 많은 사람들의 삶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며 “정치적 책무를 가진 이들이 아찔할 정도로 위험할 수 있는 이 영향력을 늘 염두에 두라고 권하고 싶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파롤린 추기경은 중국 정부와 전 세계를 향해 “교황청은 중국이 더 넓은 세계와 대화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며, 전 세계 국가들이 중국 국민들의 깊은 염원에 신뢰를 보내주기 바란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우리가 불신을 극복하고 더욱 안전하고 풍성한 세상을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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