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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만에 독립하다
  • 김유철
  • 등록 2019-08-27 10: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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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중근은 묻는다. “독립했는가?” ⓒ 김유철



백 년 만에 독립하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강화도 조약이었다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고

감격해서 노래했지만

그날은 상처투성이 식민의 몸이 빠져 나온 것일 뿐

혼魂도 백魄도 그대로였고

친일파 귀신들은 곳곳으로 숨어들었다


백 년 전 대한독립만세소리가

삼천리 곳곳을 덮은 날로부터 

꼬박 백 년이 된 오늘에 이르러서야 

강화도 조약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선언한다


항일운동의 잉걸불이었던

안중근의 혈서를 잊지 않으며

그 잉걸불을 봉홧불로 만든 

기미독립선언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은

지난 백년의 디딤돌이자 노둣돌이었다


떠난 민중은 만주에서, 연해주에서, 블라디보스톡에서

의병이 되고 독립군이 되어 

시리도록 푸른 피를 붉게 뿌리는 동안 

남은 민중은 징용과 징병과 위안부로 처절히 유린당한

치욕의 날들을 어찌 잊으랴


여전히 일장기를 숨긴 태극기를 들고서

흰소리를 하는 검은 무리들

잊지 않고 기록할 것이다

백 년이 거듭하여도 

다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라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나라로서 

우리는 오늘 독립선언을 하는 것이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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