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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폭포 앞에서
  • 김유철
  • 등록 2019-09-03 09: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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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개성에서 만난 박연폭포 ⓒ 김유철



박연폭포 앞에서



공중제비 끝에

곤두박질하는 그대를

개성에서 만났다


화강암보다

더 굳게 얼어붙은 그대의 맨몸이

슬프다


용맹정진은 

칼끝 위에 올라선 마음이 아니라

부드러움을 넘어

없어진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어찌 그대는 기왓장 갈아 거울을 만들고 있는가


몸을 풀어라

검은 세력이 쑥덕쑥덕 작당하여

너의 온 몸 곤두박질시킨 것을 

거슬러 흘러라

살아있는 온 몸으로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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