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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과거 식민지배로 상처 남은 국가들 순방 - 임기 중 두 번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방문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9-06 17:07:47
  • 수정 2019-09-06 17: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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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일부터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제도를 비롯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배와 이로부터의 독립 이후에도 내전이나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에 평화를 기원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격려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순방을 맞아 모잠비크는 “희망, 평화 그리고 화해”, 마다가스카르는 “평화와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 그리고 모리셔스 제도는 “평화의 순례자”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번 순방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다른 순방들과 마찬가지로 각국 성직자, 수도자, 청년 그룹을 비롯한 신자들과의 만남과 같은 사목적 측면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평화를 촉구하는 정치적 측면을 모두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가톨릭 일간지 < NCR >은 이번 순방을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순방”이라고 표현하며 “삼국 가톨릭신자들은 교황이 각국에서 긴장 상황을 푸는데 도움을 주고 화해, 정치적 단결을 위한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선거 앞둔 모잠비크…“교황이 평화협정 격려해주길”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선 모잠비크를 4-5일 이틀간 방문했다. 모잠비크는 2017년 기준 3천만 명의 인구 중 가톨릭 27%, 개신교 31%, 무슬림 19%를 차지한다.


모잠비크에서는 대통령과의 만남 외에도 젊은이들과 종교간 모임에 참석했다. 모잠비크는 출산율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탓에, 24세 이하 인구가 66%에 달할 만큼 젊은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모잠비크는 1498년부터 4세기 넘게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75년 비로소 독립했다. 하지만 독립 이후 1977년부터 1992년까지 구소련이 지지하던 세력과 남아프리카 및 미국 연합이 지지하던 세력으로 갈라져 내전이 발발했다.


내전의 결과로 모잠비크 국민 약 백만여 명이 사망했고, 1992년 산테지디오 공동체와 이탈리아 정부의 중재로 모잠비크 정부와 반군은 로마에서 평화 조약을 맺고 공식적으로 내전이 종결되었다.


그러나 내전 종식 이후 정치세력간의 분쟁은 계속되었다. < NCR >과의 인터뷰에서 모잠비크 산테지디오 공동체 넬슨 모다(Nelson Moda) 대표는 “최근에 벌어진 대부분의 분쟁은 선거 이후의 분쟁으로 이러한 분쟁이 없으려면 평화 협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순방을 앞두고 필리프 뉴시(Filipe Nyussi) 모잠비크 대통령과 유력한 대권주자로 언급되는 야당 지도자 오수포 모마드(Ossufo Momade)는 지난 8월 포괄적인 평화 조약을 체결했다. 


이번 순방을 두고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토 교구 안토니오 페레이라 산드라모(António Ferreira Sandramo) 보좌주교 역시 지난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화 협정을 격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잠비크는 오는 10월 15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현 대통령과 두 명의 야당 후보가 출마한 상태다. 


▲ (사진출처=Vatican)


‘젊은 국가’ 마다가스카르… 야생상태 보존한 국가, 정치·경제적으로는 불안정


모잠비크 순방 후 6-8일에는 마다가스카르를 방문한다. 마다가스카르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외에도 젊은이들과 노동자들을 따로 만나게 된다.  


마다가스카르 역시 25세 이하 인구가 60%가 넘는 소위 ‘젊은 국가’로 불린다. 1960년 프랑스 식민지배에서 독립했으나 독립 이후 12년 간 집권한 마다가스카르 초대 대통령과 프랑스의 긴밀한 관계로 인해 지속적으로 프랑스의 영향력이 행사되어 왔다. 


이후에는 군부 인사들에게 실권이 주어졌다가 1975년부터 18년 간 디디에 라시라카(Didier Ratsiraka) 대통령 하에서 군사독재정권의 시대가 열리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마다가스카르는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마르크 라발로마나나(Marc Ravalomanana)는 경제적으로 무능했던 전임 대통령들과 차별화 하고자 외국자본 적극 유치, 공기업 민영화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국민 생활수준이 아닌 기업 중심의 발전으로 인해 실질적인 경제적 개선을 이루지 못 했다. 


그 과정에서 외국기업인 대우로지스틱스에 수출 작물 재배를 위해 99년간 130만 헥타르 크기의 마다가스카르 토지를 임대했다는 사실과 재임 도중 6천만 달러에 보잉737 전용기를 구매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며, 국민들의 불만이 커져 결국 2009년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현 대통령인 앙드리 라조엘리나(Andry Rajoelina)는 당시 대통령 퇴진시위를 이끌고 임시정부를 수립해 대통령직을 수행한 바 있으며, 올해 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재임에 성공했다.


무분별한 개방정책의 결과로 마다가스카르 국민들의 경제 상황 역시 매우 불안정하다. 마다가스카르 통계청(INSTAT)이 2010년 발표한 빈곤소득선(Poverty Line)은 1,284 아리아리(약 0.64 달러)이며 빈곤소득선 이하로 살아가는 국민은 전체 인구의 76.5%에 달했다. 


한편 마다가스카르는 국제보존협회(Conservation International)에서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선정됐으며 대부분의 자연환경이 야생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국가다. 90퍼센트 이상의 동식물이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마다가스카르 고유의 동물 군집과 식물 군락인 것으로 유명하다. 


모리셔스 제도, 유럽 열강들이 남긴 ‘노예제’라는 상처


마지막 순방지인 모리셔스 제도에서는 정부 요인과의 만남과 지역 주교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모리셔스 제도는 프랑스의 사탕수수 재배지이자 인도양 무역의 건널목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1800년대에 들어서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1968년 독립했다. 


모리셔스 제도는 다종교, 다인종 사회로 전체 인구 중 힌두교가 48%, 가톨릭 28%, 무슬림이 17%를 차지하고 있다. 모리셔스 제도는 정치, 경제적으로 앞선 두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다인종 사회는 과거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배에 따라 노예로 강제이주해온 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를 비롯한 아프리카 사람들과 이후 노예제 폐지에 따라 노예를 대신하게 된 인도-파키스탄 사람들이 정착한 결과다.


식민지배와 노예제의 역사를 고려한 듯,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리셔스 제도 일정 중 영국 식민지배 시절 노예들을 돌보는데 자신의 일생을 바친 사제이자 선교사인 자크-데지레 라발(Jacques-Désiré Laval)의 성물함이 있는 성지를 방문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에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케냐, 우간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바 있다.



 빈곤소득선 : 한 국가에서 개인이 하루에 살아가는데 필요하다고 산정된 최소 비용 


생물다양성 : 지구상의 생물종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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