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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에게 - (김유철) 시시한 이야기 17 : 모두가 “미안해”라고 말해야 할 일
  • 김유철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9-25 11:10:41
  • 수정 2019-09-25 11: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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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타 툰베리 (사진출처=Greta Thunberg SNS)



툰베리에게



네 얘기를 들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

아저씨는 너의 나이 네 곱쯤 되도록 살았는데

그래서 어떤 말보다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고 싶어


너의 꿈과 유년을 빼앗아버린

숱한 주범과 공범들이 주인공 노릇을 하고 있는 세상은

돈이라는 뿌리치질 못할 유혹과

외면이거나 무관심이라는 끝내주는 편리성이

지구별을 기어이 파멸로 넣고 있어


어떠하면 좋으냐고 앳된 너에게 묻는 우리의 눈빛이 나를 떨게 한다


길을 몰라서 물으면 해결책이 쉽기나 하겠지만

이미 나와 있는 분.명.한. 길을 알면서도

너에게 등을 돌린 초강대국의 우두머리들은

구제불능이라 불리는 마네킹이야


너의 앙다문 입술은 아마존의 산불이었고

너의 싸늘한 눈빛은 북극곰의 눈물이었으며

너의 목소리는 대멸종을 예고하는 노아의 외침이었어


학교가 아닌 유엔으로 건너온 너를 보며 고개를 들 수 없다


경제성장을 마치 유토피아처럼 거짓교육하고

고층빌딩을 개선장군으로 취급하는 가짜뉴스는

창백한 푸른별의 마지막 비상구마저 가로 막고 있음을

너는 숙연히 말하고 있다


네가 바다를 건너는 동안 몇 번의 태풍이 몰아쳤고

거친 바람사이로 열매들이 떨어졌다

그 날은 오고 있지만 아저씨는 여전히 너에게

“미안해‘라는 말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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