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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문 앞두고 공개서한 발표한 일본 대주교
  • 강재선
  • 등록 2019-09-26 17:47:04
  • 수정 2019-09-27 1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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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케오 오카다 명예대주교 (사진출처=Salt and Light Media)


지난 24일 일본가톨릭 도쿄대교구장을 지낸 타케오 오카다 명예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일을 앞두고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오카다 명예대주교는 서한에서 교황청이 토착화(Inculturation),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영성화(Spiritualization)를 이뤄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카다 주교는 먼저 가톨릭교회의 언어별 번역 및 전례 규칙 등을 관장하는 경신사성(Congregation for Divine Worship and the Discipline of the Sacraments)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오카다 주교는 바티칸 제2차 공의회 이후 문화권에 따라 손 영성체를 허용해왔는데, 이러한 관례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일본 주교회의 측에서는 미사 전례를 위한 여러 수정안을 경신사성에 보냈으나 전혀 답이 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미사 경본 번역본의 추인을 담당하는 경신사성이 일본어 번역본에 대해서도 여전히 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공식 일본어 번역본을 채택할 수 있는 우리의 자격을 인정해줄 것을 겸손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는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경신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Robert Sarah) 추기경의 전례 및 신앙에 대한 매우 보수적인 입장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니 출신의 사라 추기경은 먼저 손 영성체에 대해 “(성체성사에 대한) 오해를 퍼트리고 성체를 받아 모시는 부적절한 방법을 우선시하며 성체성사에 대한 신앙의 불씨를 꺼트리려는 악마의 아주 은밀한 공격”이라고까지 비난한 바 있다. 게다가 손 영성체가 잘못된 이유가 “성체 조각이 더 많이 퍼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에 앞서 2017년에 사라 추기경은 한 벨기에 언론에 경신사성이 필요한 경우 각국 라틴어 전례 번역본을 강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라틴어 원본에 충실하게 그대로 옮기는 번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례 번역과 출판을 라틴어 원본에 대한 직역이 아닌 각국 언어에 적합하게 번역할 수 있도록 주교회의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자의교서 「대원칙」(Magnum Principium)을 발표했고, 사라 추기경은 이에 반발한 것이다. 


이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매우 이례적으로 사라 추기경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교황청은 주교회의에 번역을 강제하지 않는다”며 번역의 충실성을 확인하는 것은 주교회의의 고유한 권한이며 “중요한 전례문을 번역하는 과정이 경신성사성이 내려 보내는 번역을 주교회의에 ‘강요’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카다 명예대주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아시아인”이라면서 “교황청은 아시아 국가의 인적자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교황청 근무자들 상당수가 이탈리아인 또는 유럽 출신인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카다 주교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난하고, 겸손하며, 충실하고 성스러운 종들을 통해 교황청이 우리에게 하나의 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영성화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교황청이 권력투쟁의 장이라는 나쁜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현 교황님의 이끄심을 통해 교황청이, 그 이름처럼 성스러워지도록 쇄신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카다 명예대주교는 2000년부터 2017년까지 도쿄대교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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