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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칼을 준 사람에게 칼을 휘둘렀다. - (김유철) 시시한 이야기 20 : 불가피했었다고?
  • 김유철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10-22 10:19:09
  • 수정 2019-10-22 10: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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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손에 든 것이 무슨 칼이더냐 ⓒ 김유철



불가피



불가피는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천재지변처럼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나 혹은 검은 구름의 태풍

때 아닌 우박이나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불가피란 것이다


그런데

너는 칼을 휘두르면서 불가피하다고 했다

너는 칼을 쥐어준 사람에게 그 칼을 썼다

너는 활인검을 살인검으로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너는 불가피했다고 중얼거렸다


불가피한 일들이 모여

불가피한 생을 만들 것이다

불가피하게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듯

불가피하게 빠져나올 수 없는 구렁을 만날 것이다

마른 땅이 시나브로 진땅 되는 것이 생이 아니더냐


쏟은 물 이제와 어쩌겠는냐

불가피한 헛디딤의 분비물들을

엎드려 딲아라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너의 분비물을 납작 엎드려 딲아내라 

그것이 남은 생 불가피한 네 몫이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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