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일 삼종기도 연설에서 주일 복음(루카 19, 1-10)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랑에는 대가도, 조건도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교황은 자캐오를 두고 “그는 부유했으나, 정직한 월급이 아니라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었다”면서 ‘예수가 어떤 분인지 보려고’(루카 19, 3)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자캐오는 예수를 만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궁금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자캐오가 예수를 본 것이 아니라, 예수가 자캐오를 처음 바라보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처음 등장하는 눈길은 자캐오가 아닌 예수의 눈길이고, 예수께서는 자신 주위를 둘러싼 수많은 얼굴들 중에서도 그 한 사람을 찾았다”며 “우리가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 주님의 자비로운 눈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우리에게 와 닿는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의 이러한 눈길로 예리코 죄인의 회개라는 기적이 시작되었다”며 “예수께서는 그를 그의 이름으로 부르셨다. 예수께서는 그를 꾸짖거나, 그에게 ‘설교’하지 않고 그저 자캐오의 집에 가야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에도 불구하고 이 죄인의 집에 머물겠다고 결정한 것”이 “하느님 아버지의 의지”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처럼 “죄인을 향한 멸시와 외면은 그를 더욱 고립시키고, 그가 자기 자신과 공동체에 저지른 악으로 그를 몰고 갈 뿐”이라고 지적하며 “반대로 하느님께서는 죄를 벌하시나 죄인을 구원하고자 하시며, 그분께서는 죄인을 찾아 그를 다시 올바른 길로 인도하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자비가 자신을 찾고 있음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예수께서 자캐오에게 다가가며 한 말과 행동의 위대함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의 눈길과 관심을 통해 자캐오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변화했다면서 “그가 돈을 바라보고 사용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자기 배를 불리는 행동이 나누어주는 행위로 바뀌었다. 자캐오는 예수에게서 대가 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 때까지 인색했던 자캐오는 이제 인자한 사람이 되었고, 자기 주머니 채우기를 즐기던 이는 이제 나눔을 즐기는 사람이 되었다”며 교황은 “자신의 죄에도 불구하고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자캐오는 돈을 연대와 친교의 징표로 사용하며,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