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지시간으로 6일, 수요일 교리문답시간에 아테네로 선교를 떠나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눈 사도 바오로의 자세를 강조했다. 사도 바오로는 ‘그 도시가 우상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격분’(사도 17,16)했지만 “이러한 영향은 사도 바오로를 떠나가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곳의 문화와 대화할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 바오로가 “도시에 익숙해지기로 결심하고 그렇게 가장 중요한 장소와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기 시작했다”며 신앙생활의 상징인 유대교 사원, 시민생활의 상징인 광장 그리고 정치·문화의 상징인 아레고파고스에서 온갖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바오로는 아테네와 이교의 세상을 적대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교황은 이 같이 설명하며 “이는 우리가 어떻게 우리 도시를 바라보고 있는지를 자문하게 만든다. 우리는 무관심하게 바라보는가, 경멸적으로 바라보는가, 아니면 익명의 대중 가운데서 하느님의 자녀를 알아보는 신앙으로 바라보는가?”라고 질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 바오로가 복음과 이교의 세상을 연결해주는 통로를 열게끔 해주는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이 때 사도 바오로는 “우상을 숭배하는 이들을 공격하면서가 아니라, ‘다리를 짓는 사람이 되어’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사도 바오로가 아테네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며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적힌 제단을 보고서는 “자신의 청중들과 공감하고자, 바오로는 ‘하느님께서는 시민들 가운데 머무르시며, 비록 더듬거릴지언정 진심으로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서 당신을 숨기지 않으신다’(『복음의 기쁨』, 71항)고 선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서 “바오로는 이러한 존재를 드러내고자 했기에 ‘여러분이 알지도 못하고 숭배하는 그 대상을 내가 여러분에게 선포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다른 문화를 가진 아테네에서는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몇몇은 그의 말에 동의하여 신앙에 마음의 문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그리스도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돌덩이가 되어버린 마음조차 다시 뜨겁게 만들 수 있는 사랑을 통해 성숙해진 관상의 시선을 보내며, 세심하게 신앙의 메시지를 토착화할 수 있는 능력을 청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도 바오로처럼 “이제 우리는 성령께 우리도 세상의 문화와, 믿지 않는 이들, 그리고 우리와 다른 믿음을 가진 이들과의 다리를 짓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청하자”며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손을 뻗어, 다리를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