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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평화 말하면서 군수산업으로 먹고사는 것은 위선” - 태국·일본순방 후 귀국 기내 기자회견서 국내·외 정세에 답해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11-27 16:43:29
  • 수정 2019-11-27 16: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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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일본 순방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기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순방에서 제기된 원자력 문제부터 최근 바티칸을 둘러싼 재정비리 논란과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먼저 < 아사히신문 > 기자가 ‘일본이 평화에 기여하려면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자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원자력을 사용하는데 있어 완전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한 나는 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교황, 국제사회 속 강대국의 결정권에 우려


한 프랑스 일간지 기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비무장 평화’를 두고 ‘침략을 당했을 때의 정당방위처럼 정당한 전쟁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는가, 비폭력에 관한 회칙을 준비 중인가?’라는 질문했다. 교황은 “평화에 관련된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아직 무르익어 가는 중이다”라고 답했다. 비폭력에 관한 회칙에 대해서는 “아직 내 입장에서는 무르익지 않았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당한 전쟁이 존재하는가’에 대해 UN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비무장과 전세계 전쟁 위협을 막는데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교황은 “UN 안보리를 생각해보라”면서 “무기에 관한 문제가 있고 모든 사람들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동의하여 ‘찬성’ 투표를 했다고 치자. 이 때 한 사람이 비토권을 행사해 ‘반대’ 투표를 하면, 모든 것이 멈춰버린다”고 말했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내가 들었던 의견은 UN이 한발 더 나아가서 안보리 일부 회원국의 비토권을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UN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는 다른 일반 회원국들과 달리 ‘거부권’(veto power)이라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는 국제사회 안보 문제를 다루는 UN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이 다섯 국가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핵 확산 금지 조약(NPT)이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이기도 하다. 


게다가 1992년 이후부터는 다섯 국가 중 중동 사태 등과 관련해 러시아, 미국, 중국만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결국 국제사회 분쟁의 향방이 이 세 상임이사국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것이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하며 “무기 생산을 중단하고, 전쟁을 막고, 협상을 격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그래야 결과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독교 국가, 유럽 국가들이 “평화를 말하면서 군수 산업으로 먹고 사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청 재정 논란, 내부 절차에 의해 적발하고 처리되고 있어


이탈리아 주교회의 산하 < TV2000 >은 최근 교황청이 교황성금을 가지고 영국 부동산을 구매했다는 의혹에 대한 교황의 입장을 물었다. 교황은 “이런 일이 교황청에 일어난 것은 좋지 않지만, 이러한 사실이 이제 막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내부 절차에 의해 밝혀졌으며, 이는 베네딕토 16세께서 시작하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먼저 “정상적인 건전한 경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며 “베드로 성금의 돈이 왔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랍에 넣어 놓아야 하는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것은 나쁜 경영이다”라고 말하면서 “투자를 해서, 만약 그 돈을 필요한 곳에 주어야 할 때에는 회수하면 된다. 이것이 건전한 경영이며, ‘서랍 경영’은 건전하지 못하다”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동산을 구매하여 이를 임차하고 팔수도 있지만, 베드로 성금 기부자들에게 (기부금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반드시 안전한 자산에만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번 런던 부동산 매입 논란에서 “(관련자들이)적절해 보이지 않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 고발이 외부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고발과 처리과정이 모두 교황청 내부 고발체계와 사법 체계를 통해 처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검찰관이 문제를 검토하고 나에게 압수수색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고 나는 이를 허가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 제대로 경영되지 않은 자산이, 부패가 존재한다. 한 달 내로 정직 처분을 받은 5명에 대한 심문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 Reuters > 측에서는 이러한 교황청 국무원 압수수색, 재무정보국장 사임 등의 사태로 신뢰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금융계에서 배척당하지 않기 위해 어떤 약속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교황청은 경영에서 진보를 이뤄냈다 예를 들어 바티칸 은행은 불과 일 년 전과 달리 이제 모든 은행에서 인정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은행과 똑같이 활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무정보국이 일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기를 바란다”면서도 “재무정보국장에게 19일날 임기가 끝난다고 말했을 때 이미 후임을 선발해놓았다”고 말하며 이번 런던 부동산 매입 관련 의혹에 재무정보국장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홍콩 사태, 라틴아메리카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문제’ 


한 독일 기자는 교황 의전의 일부로서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캐리람 홍콩 총리에게 전보를 보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홍콩 상황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견을 묻고, 중국을 순방할 계획이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보는 규탄이나 지지를 뜻하지는 않는다”며 “매 비행 때마다 의례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따른 폭력사태 등에 대해서는 “홍콩뿐만 아니라 칠레, 프랑스, 니카라과를 비롯한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유럽국가도 있다”면서 “전체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대화와 평화를 촉구해야 한다”고만 짧게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로서는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여러 문제 상황들이 존재하지만 나는 평화를 존중하며 이 모든 국가들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중국에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칠레 시위를 비롯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부정선거로 인한 사임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정치적 혼란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 상황은 1974년에서 1980년의 상황(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등의 국가에 군부 독재 정권이 횡행하고 있던 시기 - 역자주)을 닮았다”며 “칠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두렵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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