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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길 ‘평화’ : 대화, 화해 그리고 생태적 회개” - 프란치스코 교황, 제53차 세계평화의날 담화문 발표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12-17 16:27:14
  • 수정 2019-12-17 17: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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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2일 제53차 세계 평화의 날(World Day of Peace) 담화문을 발표했다. 세계 평화의 날은 교황 바오로 6세가 1968년 매년 1월 1일로 제정하여 기념해온 날이다. 이번 기념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해의 길은 인내와 믿음이 필요하다”며 “평화는 희망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출처=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이번 담화에서 핵무기의 위험성을 강조한 일본 순방과 생태 보호를 강조한 아마존 시노드의 주제들을 통하여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타인을 배제하고 없애버리게 만드는 이기심, 자만 그리고 증오에서부터 전쟁과 생태 파괴가 벌어지는 것”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핵 억제력은 거짓된 안보를 만들어낼 뿐”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장애물과 시련 앞에 놓인 희망의 길, 평화”라는 주제로, 희망을 품어야만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교황은 “평화를 희망하는 것은 존재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인간적인 행동”이라면서 “때로 고통스러운 현실도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그리고 우리가 이 목표를 확신할 수 있다면, 또한 이 목표가 힘든 여정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것이라면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는 것’(교황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베네딕토 16세, 2007)”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희망은 장애물이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일지라도 우리를 길에 나서게 만드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날개를 달아주는 덕”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전쟁은 인류의 소명에 새겨진 형제애라는 계획 그 자체를 파괴하는 동족상잔”이라며 “전쟁은 주로 타인에 대한 무관심에 따른 불관용의 태도에서 출발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파괴를 부추기고, 타인을 부정적인 시선에 가두고 그를 배제하여 없애버리게끔 부추기는 이기심, 자만 그리고 증오에서 태어난다”며 핵무기를 보유하여 안보를 얻겠다는 “핵 억제력은 거짓된 안보를 만들어낼 뿐이다”라고 규탄했다.


“기억, 연대, 형제애에 기반한 경청의 길, 평화”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본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과 같은 전쟁 피해자들의 존재가 “보존되어야 할 기억을 전달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면서 “이는 (미래 세대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과거의 거짓된 계획이 이들에게 또 다시 제안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만 아니라 경험의 산물인 이 기억이 뿌리가 되어 현재와 미래를 위한 길을 제시해줄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평화의 길을 개척하여 나아가는 것은 사람, 공동체,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이고 상충하는 것만큼 복합적인 도전”이라면서 “이 때 무엇보다도 양심과 개인의 의지와 정치적 의지에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세상에는 빈 말이 아니라 확신에 찬 증인이, 누군가를 배제하거나 조종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화에 마음을 연 평화의 일꾼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평화란 일회적으로 만들어져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룩해 나가야 하는’(제2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 1965) 성채”라고 비유했다.


“형제간의 일치 안에 나타나는 화해의 길, 평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서 안에서도 이러한 평화의 길이 나타난다고 강조하며 ‘형제가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하나'라는 베드로의 질문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 21-22)는 예수의 말씀을 인용했다.


교황은 “성서는 특히 예언자들의 말을 통해 사람들과 이들의 마음에 하느님과 인류의 연대를 촉구한다”면서 “이는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버리고 서로를 인간으로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형제로서 바라보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에 관한 이 모든 이야기가 “정치·경제 분야에도 적용되며, 이는 평화의 문제가 공동체 생활의 모든 측면을 관통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더욱 공정한 경제체제를 이룩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평화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평화, “이 세상의 소리를 듣고 관상하는 것”


▲ (사진출처=Vatican)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 분야에서도 평화의 문제가 도래하고 있다면서 “타인에 대한 우리의 적대, 공동의 집에 대한 괄시와 천연자원의 과도한 개발의 결과에 대해 우리는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최근 아마존 시노드를 통해 우리는 새롭게 공동체와 대지, 현재와 기억, 경험과 희망 사이의 평화로운 관계를 촉구했다”며 “이러한 화해의 길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공동의 집으로 삼으라고 주신 이 세상의 소리를 듣고 관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적 회개는 총체적으로, 너무나도 다양한 피조물과 모든 생명의 근원이신 창조주와 맺고 있는 관계의 변화로서 이해되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이러한 회개는 ‘예수님과의 만남의 결실이 그들을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에서 온전히 드러나도록 할 것’(프란치스코 교황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 2015)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희망하는 만큼 얻는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화해의 길에는 인내와 믿음이 요구된다”며 “희망하지 않고서는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결국 이는 평화의 가능성을 믿는 것, 타인이 우리와 같은 평화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해방을 가져다주는 사랑, 한계가 없고, 대가가 없으며, 끝이 없는 사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타인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인간적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형제자매간의 만남의 문화는 위협의 문화를 끊어낸다”고 말했다.


교황은 “만남의 문화는 모든 만남을 하느님의 자애로운 사랑의 가능성, 선물로 만들어주고 우리로 하여금 제한된 지평의 한계를 넘어서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들로서 보편적인 형제애를 살아가려는 목표를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에게 이러한 화해의 길은 주님께서 세례 받은 이들의 죄를 사해주려고 주신 고해성사를 통해 힘을 얻는다”고 말하며 “이러한 성사는 결국 생각과 말과 행동 안에서, 이웃과 피조물에 관한 모든 폭력을 내버릴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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