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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분배’, 성체를 누가 나누어 주는지가 중요한가?
  • 끌로셰
  • 등록 2020-01-09 15:22:13
  • 수정 2020-01-09 15: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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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가톨릭 일간지 < La Croix >에서 ‘왜 신부들은 여성이 성체 분배하는 것을 거부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어 화제다.


기사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사크레쾨르(성심) 성당에서 있었던 2018년의 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 홀로 미사를 집전하던 사제가 평신도들에게 성체를 분배해줄 것을 요청하자, 몇몇 여성들이 앞으로 나섰으나 해당 사제가 ‘남자들만 나오세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기사는 비정규 성체 분배자의 성비가 본당마다 다르다는 사실과 실제로 여성이 성체 분배를 하는 본당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크레쾨르 성당 사례처럼 여성들이 전례 안에서 차별을 당하면서 “배제당한 것에 불쾌해진 여성들은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톨릭교회의 전례를 규정하고 있는 미사 경본 총지침 100조, 교회법 제230조 및 교황청 경신사성의 훈령을 살펴보면 비정규 성체 분배자의 성별은 정해져 있지 않다.


흥미롭게도, 해당 기사 SNS 댓글에는 자신의 본당에서는 여성도 성체분배를 한다는 댓글과 여성이 비정규 성체분배에 온전히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현실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여성이 남성과 동일하게 비정규 성체분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인 1973년 교황청 성사성(현 경신사성) 훈령「무한한 사랑」(Immensae Caritatis) 때부터다. 해당 훈령 제1조 4항은 ‘독서자, 대신학생, 남녀 수도자, 교리 교사, 남녀 평신도’를 비정규 분배자로 세울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⑴ 미사 경본 총지침 100조 : 직무를 받은 시종이 없을 때에는 제대에서 봉사하고 사제와 부제를 돕는 임무를 평신도 봉사자에게 맡길 수 있다. 이들은 십자가, 초, 향과 향로, 빵과 포도주, 그리고 물을 나르며, 또한 비정규 성체 분배자로서 거룩하신 성체를 나누어 주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⑵ 교회법 제230조 3항 : 교역자들이 부족하여 교회의 필요로 부득이한 곳에서는 평신도들이 독서자나 시종자가 아니라도 그들의 직무를 일부를 보충하여 법규정에 따라 말씀의 교역을 집행하고 전례 기도를 주재하며 세례를 수여하고 성체를 분배할 수 있다.


교황청 경신사성의 2004년 훈령 「구원의 성사」 158항 : 사제나 부제가 없을 때, 사제가 병약하거나 연로하거나 다른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성체를 분배할 수 없을 때, 또는 영성체하려는 신자들의 수가 너무 많아서 미사 거행이 너무 지체될 경우에만 비정규 성체 분배자가 성체를 분배할 수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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