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난은 평등하지만 그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 - ‘코로나19 위기와 종교의 사회적 역할’ 찾는 토론회 열려
  • 문미정
  • moon@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04-23 12:52:41
  • 수정 2020-04-23 12:52:41
기사수정



“많은 노동자들이 안전에서도 ‘차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위기와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찾는 3대 종교 토론회가 22일 열렸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은 “재난은 평등하지만 재난으로 인한 고통은 평등하지 않다”며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가 지급되지만 24시간 병원에서 일하는 또 다른 노동자인 간병노동자들에게는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다. 이들은 병원 직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회사 측에 요구했지만 용역 지원이란 이유로 교섭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김혜진 위원은 “이런 식으로 많은 노동자들이 안전에서도 ‘차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뿐만 아니라 해고 문제도 심각하다. 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대구동산병원이 급식노동자에게 해고 통보를 했다가 비판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으며, 대한항공은 정부의 특별지원을 받고 있으면서도 자회사 하청노동자들을 천명 넘게 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집행위원 ⓒ 문미정


김혜진 위원은 고용보험에도 들어있지 않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많다면서 이 노동자들은 ‘해고’라는 이름도 갖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애인들은 격리되는 순간 생존 위협에 노출되고 이주노동자들은 재난생계지원대상에서도 빠지고 있다. 이처럼 사각지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권리가 없었던 노동자들이 사각지대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적 해결방안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드러난 사회문제들을 들여다보고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면서, 자기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래야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드러나고 우리 사회가 그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언론에서는 규모가 있고 노조가 있는 곳의 이야기를 하지만, “식당에서 잘리고 가게가 폐업해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의 목소리로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해 종교가 관심 가져주면서 그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주고 사회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애써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사회보험 제도를 개편해 누구라도 사회보험 적용대상이 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주고, 노동자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을 여는 등 종교인들과 신자들이 함께 해달라고 청했다. 


종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 ⓒ 문미정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코로나 사태를 두고 주일의 절대적 의무를 강조해온 전 세계 그리스도교의 교의적 패러다임을 순식간에 변화시킨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짚었다.


코로나 사태로 종교는 변화되겠지만 종교의 본질과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사회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종교의 본질이지만 사회와 무관한 것도 종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사회와 실재 속에 존재하는 불의함과 어려움을 개선해나가는 노력과 평화로서 평화를 이룩하는 종교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와 인간이 겪는 불의함에 대해 공개적으로 저항하고 세상에서 평화를 만드는 일은 모든 진정한 영성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주형 신부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사회적 불의함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종교가 종교 본연의 역할과 위치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형묵 목사 ⓒ 문미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형묵 목사는 재난기본소득은 자본주의 경제에 기름칠하는 정도의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모든 사람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경제구조의 개편을 전망하면서 사회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며 일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권리 보장, 전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강조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교는 새로운 경제 운용의 비전을 보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종교가 가진 공동체성 변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친밀한 대면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성에 위기가 왔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더 넓은 의미의 공동체성이 확산되고 심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종교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짚었다. 


코로나19로 불거진 신천지 문제를 언급하면서 종교 신앙의 공공적 책임과 사회적 의식을 고취시키기보다는 환상적인 신앙의 만족을 강조했던 교회에 원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사회적 책임, 공공성에 대한 책임 의식을 고양시키는 신앙으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지몽 스님 ⓒ 문미정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부위원장 지몽 스님은, 지금 경제적 고통은 나와 우리만 변화한다고 해소될 수 없다면서 “나와 우리가 정부 정책이 함께 올바르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때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몽 스님은 “불교계 불자님들이 정부 정책에 부당함이 있다면 시민사회단체에 참여해서 함께 소리를 내는 것은 나와 남을 위한 자리이타의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1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catholicpress.kr/news/view.php?idx=6520
기자프로필
관련기사
댓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비회원 이름 패스워드 자동등록방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