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록수 같은 그 사람에게 진 빚 ⓒ 김유철
오월, 갚을 수 없는 빚
오월에는 빚쟁이가 됩니다
지리산에도
무등산에도
내어줄 울음 빚이 있고
어머니에게도
아버지에게도
슬며시 갚아야 할 빚이 있습니다
봄 오는 길목에서 자지러지듯이
통째로 떨어진 동백꽃과
차마 할 말 못하고
한 풀씩 떨어진 목련꽃과
연지곤지 바른 채
동네마실 나가듯이 흩어진 벚꽃에게도
말없이 갚아야 할 빚이 있습니다.
오월, 온통 갚을 수 없는 빚들입니다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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