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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톨릭공동체 설립 사제, 아동 성범죄 사실 밝혀져 - '자비의 집' 내부 보고서 발표, “활동 전반 외부 감사 맡기겠다”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05-13 17:53:29
  • 수정 2020-05-13 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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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톨릭 공동체 창립자가 다수의 여자 아동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자비의 집(Les Foyers de Charité) 측은, 공동창립자이자 담당사제였던 조르주 피네(George Finet, 1898-1990) 신부에 관한 성범죄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피네 신부가 “심각한 탈선 행각”을 벌였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Peuple Libre.fr/Estelle Prat)


현재 자비의 집 담당사제인 모이즈 엔디온느(Moïse Ndione)와 자비의 집 국제협회는 지난 7일, 이 같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외부 감사기관에 자비의 집 활동 전반 감사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자비의 집은 2014년 마르트 로뱅(Marthe Robin)이 1936년에 세운 가톨릭 공동체다. 로뱅은 성모 마리아의 사적 발현을 경험하고 여러 증언에 따라 성흔이 나타났다고 전해지는 신비가다. 교황청으로부터 국제 평신도 단체 인가를 받은 이 공동체는 남녀 평신도와 사제가 함께 생활하는 단체다. 


이들의 주요 활동은 피정이며, 그 외에도 학교 운영 등을 비롯해 4개 대륙에 78개의 자비의 집을 두고 있다. 


피네 신부에 대한 의혹은 2019년 2월 프랑스 리옹교구에서 일명 ‘프레나 사건’이라는 대규모 성직자 성범죄에 관한 영화가 개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프랑스 공영 라디오에서 한 남성이 어린 시절 피네 신부에게 고해성사 중 성폭행을 당한 아내의 사연을 공개적으로 증언했다. 


의혹이 불거지고 2019년 9월 엔디온느 담당사제는 공동체 구성원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증언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피네 신부에 관해 여러 차례 문의를 받은 바 있다”며 독립 진상조사위원회에게 진상규명 작업을 이관했다. 


진상조사위는 담당사제의 요청에 따라 피네 신부의 피의 사실 진상규명과 자비의 집 성범죄 예방 조치 평가를 실시하였다. 진상조사위는 자비의 집과 무관한 신학자 등 8명으로 구성되어 6개월 간 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조사 기간 중 143건의 증언을 수집했다.


143건의 증언 중 134건은 피네 신부에 관한 증언이고, 9개의 증언은 피네 신부 외의 다른 가해자에 의해 벌어진 사건에 관한 증언이다. 피해 사실은 보고서에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사 결과, 피네 신부는 “심각한 탈선 행각”을 벌였고 그에 대한 자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집된 피해 사실은 1945년부터 1983년 사이에 벌어졌으며, 특히 61년 이후로 피해 사실이 급증했다. 


피해자는 총 26명이며, 피해자들은 모두 자비의 집의 본원인 샤토뇌프-드-갈로르(Châteauneuf-de-Galaure)를 자주 오갔던 10-14세 사이의 여학생들이었다. 


진상조사위는 “이러한 행각이 여성들의 내적 삶을 심각하게 침해하였고 이들에게 정신적, 영적 상처를 야기했다”며 “15명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 받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사위는 “영적 권위를 가진 사제에 의해 고해성사 가운데 이러한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사실”로 인해 이러한 행동의 심각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엔디오네 담당사제는 피해자들에게 “그들이 겪은 트라우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새기면서 조사위에 증언할 용기를 내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자비의 집의 이름으로 겸손히 이들에게 용서를 청하고자 하며 이들과 함께 이들이 겪은 일을 인정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자비의 집은 “단호하고 재론의 여지없이” 모든 형태의 학대를 퇴치하는데 앞장서겠다며 외부 감사기관에 자비의 집과 자비의 집 활동 전반 감사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를 보도한 프랑스 가톨릭 일간지 < La Croix >는 피네 신부와 함께 공동체를 설립한 마르트 로뱅에 관해서는 “피해자 중 (피네 신부의 행실에 관해) 마르트 로뱅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후 프랑스 주교회의(CEF)는 입장문을 내고, 증언한 피해자와 아직 증언하지 못한 피해자들에게 “교회에서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고, 고발할 수 없게 만들었던 요소들을 뿌리 뽑을 수 있게 확실히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2월 말에는 국제 가톨릭 생활공동체인 라르슈(L'Arche) 설립자 장 바니에(Jean Vanier)가 여러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라르슈 공동체의 영적 지도신부였던 토마 필리프 신부의 성적 비위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공동체의 자체 보고서가 발표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⑴ 피정 : 가톨릭 신자들이 영성 생활에 필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쇄신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묵상과 성찰 기도 등 종교적 수련을 하는 일.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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