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폭격으로 수십 명의 아동을 비롯해 팔레스타인 시민 수백여 명이 사망하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 공보 < L’Osservatore Romano >가 17일을 시작으로 19일까지 3일 연속으로 가자 지구의 참혹한 실태를 1면에 보도했다.
먼저, 17일 1면에는 "무고한 피"라는 제목과 함께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팔레스타인 아동 2명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교황청 공보는 사진과 함께 “폭격으로 아동이 죽는 것은 이들의 소속이 무엇이든간에 우리가 무관심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우리의 더러운 전쟁 때문에 가장 비싼값을 치루고 있는데, 이는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이에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6일 부활 삼종기도 후에 “이들은 중에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이는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의 죽음은 우리가 미래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파괴하고자 한다는 징표”라고 규탄했다.
교황청 공보 편집부 측은 지난주 이 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급에 결정을 번복하고 사진을 게재했다. 이를 두고 < L’Osservatore Romano >는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18일 1면에는 "여전히 공격 받고 있는 가자 지구"라는 제목으로 아동과 함께 피난을 가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19일에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기까지 얼마나 더 오래 걸릴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가자 지구에 사는 한 노인의 인터뷰를 실었다.
교황과 교황청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하마스 측에도 적대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외교를 펼치고 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이 분쟁은 파괴와 죽음을 불러온다"며 아직까지 교황청이 중재자로 직접 개입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휴전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행동에 나서 이 오랜 분쟁을 종식시키고 두 국가 해법에 따라 문제해결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교황청은 하마스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란 외교부장관과 전화통화에서 가자 지구 상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다음날인 18일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하여 가자 지구 폭격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한편, 무력충돌 11일 만에 이집트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협상이 타결되어 현지 시간으로 오는 21일 새벽 2시부터 휴전이 발효된다.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자 지구에서는 지금까지 아동 60여 명과 여성 40여 명을 포함해 232명이 사망했고, 1,9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