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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어떤 사람들은 내가 죽길 바라지만, 잘 살아 있다” - 슬로바키아 순방 중, 예수회 사제들 만나 솔직한 대화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9-28 14:24:20
  • 수정 2021-10-03 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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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슬로바키아 순방 중에 예수회 사제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바라보는 교회의 여러 모습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 공개된 슬로바키아 예수회 회원들과의 질의응답 전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자신의 건강을 두고 “물론 어떤 사람들은 내가 죽기를 바라지만, 잘 살아 있다”고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 공보 < Radio Vatican >에서 15년 간 근무해온 한 예수회 사제가 어떤 사목 자세를 가져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하자, “가까이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교황은 “하느님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진정한 기도는 가슴으로 하는 기도이지, 가슴에 닿지 않는 형식적인 기도가 아니다. 진정한 기도는 하느님과 싸우는 기도이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막을 체험하는 기도”라며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신다. 바빠서 기도를 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분께서도 여러분들 곁에서, 여러분을 기다리시느라 바쁘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교황은 “여러분들끼리 가까이 지내는 것”을 이야기하며 “여러분과 다른 사제들이 서로를 ‘할퀼 때’ 내 마음이 아프다. 이는 길을 막아버리는 것이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교황은 “주교와 가까이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를 원하지 않는 주교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진실”이라며, “예수회 사제가 주교와 생각이 다를 때 그가 용기를 내어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그에게 말하러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주교라고 말했지만, 이는 교황에게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네 번째로 교황은 “하느님의 백성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하느님의 백성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이토록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우리 생각의 ‘틀’이 되어주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를 절대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교황은 한 80대 예수회 사제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과거로 회귀하려 하거나, 과거에서 확신을 찾는 것을 보게 된다"며 우리가 따를 수 있는 교회의 비전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교황은 이 질문에 뒤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느끼는 오늘날 교회의 고통을 짚는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고 답했다. 교황은 오늘날 사회에서 새롭게 당면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교회가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내버리는 모순을 비판했다.


교황은 “과거로의 회귀라는 이념으로 교회가 고통받고 있다. 우리는 삶을 두려워한다. 우리는 자유를 두려워한다”며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에 등장하는 대심문관 이야기를 언급했다.


이어 “대심문관은 예수를 만나 그에게 '왜 자유를 주었는가? 위험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대심문관은 예수가 우리에게 자유를 주었다고 비난한 셈이다. 약간의 빵이면, 그 이상은 필요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사람들이 과거로 돌아서는 이유다. 안정을 찾으려는 것”라고 짚었다.


예수회 회원들을 향해서는 “우리는 우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진리를 말해주는 하느님의 백성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기 두려운 것”이라며 “우리는 온갖 사목 경험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한다. 가정 시노드 당시 재혼 커플들이 이미 지옥벌을 받은 것이 아님을 이해시키기 위해 행해진 노력이 떠오른다. 우리는 성적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을 동행하는 일에도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는 성 바오로 6세가 이야기한 교차로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경직성과 성직자중심주의라는 두 가지 타락 가운데서 길을 찾으려 하는 것이 바로 오늘날의 악이다. 오늘날 나는 주님께서 예수회가 기도와 식별 가운데서 자유로워지라고 말씀하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교황은 “당신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시나”라는 질문에 이름은 언급치 않았으나 특정 언론사가 자신을 공격한 사례를 들었다.


교황은 “예를 들면 끊임없이 교황을 비판하는 한 대규모 TV 채널이 있다”며 “개인적으로야 내가 죄인인 만큼 온갖 공격과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 하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다. 그것은 악마의 소행이다. 나는 이를 그들 중 몇몇에게도 이야기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미국 예수회 일간지 < America >는 이것이 미국 가톨릭 TV 채널 < EWTN >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바티칸 관계자 3명이 이미 교황이 지난 3월 이라크 순방을 떠나는 기내에서 이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 America > 바티칸 특파원은 교황이 < EWTN > 소속 기자들과 촬영기자와 대화를 나누었던 사실을 들었다고 밝히며, 당시 교황이 ‘험담하다’를 뜻하는 이탈리아 단어 'sparlare'를 사용하여 “(TV 채널이) 나에 대한 험담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EWTN >은 미국 최대의 가톨릭 언론 집단으로, TV 채널뿐 아니라 < National Catholic Register >, < Cathlic News Agency > 및 500여 개의 라디오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2018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이 수십 년간 여러 아동을 상대로 성추행을 벌인 사실이 밝혀지며 전 세계 가톨릭교회 전체를 뒤흔든 일명 ‘매캐릭 사건’을 알면서도 외면했다는 전 주미 교황대사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단독으로 싣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교황은 “나에 관해 나쁜 평을 내리는 고위성직자들도 있다”며 “어떤 사람들은 내가 성스러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들은 내가 언제나 사회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내가 공산주의자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나는 성스러움에 관한 교황 권고를 쓴 적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황은 최근 라틴어 전례 사용을 제한하는 자의교서와 관련해 라틴어 전례가 ‘정통’이라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한 추기경이 내게 말하기를, 새로 서품받은 사제 두 명이 자신에게 와서는 미사를 잘 봉헌할 수 있도록 라틴어를 공부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유머감각이 있었던 그 추기경은 '히스패닉이 교구에 너무 많다! 강론하려면 스페인어를 공부하라.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나면 내게 다시 오라. 그러면 내가 교구에 얼마나 많은 베트남 사람이 있는지를 말해줄 것이고, 베트남어를 공부하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베트남어를 다 배우면, 라틴어를 공부할 수 있게 허가해주겠다'고 답했다고 한다”는 일화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한 예수회 사제가 ‘난민들에 대한 전반적인 공포가 있다’라는 지적에 대해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각국은 자신들이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민자들을 통합시키지 않은 채 내버려두는 것은 이들을 비참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며, 환대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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