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7일 교황청 생명학술원 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상 의료 체계가 보건의료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세계화 가운데서,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공공보건의 문제가 대두되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팬데믹이라는 위기로 한편으로는 우리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의존성이,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와 우리의 공동의 집 사이의 상호의존성이 매우 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특히 서양 사회는 (우리가)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결국 보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지식이 통합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보건과 질병은 자연의 과정뿐 아니라 사회생활에 의해서도 결정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주 심각한 수많은 문제들이 적절한 참여가 없어 무시당하고 있다”며 “말라리아와 결핵 같은 일부 질병이 가져오는 파괴력을 생각해보자. 위생 및 보건 조건의 불안정으로 인해 매년 전 세계에서 피할 수도 있었을 수백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 역사적 상황을 통해 우리는 취약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을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며 “지금까지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이 처한 심각한 조건에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보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기준으로, 혹은 특정 문화를 기준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과 문화에 알맞는 해결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예를 들면 백신뿐 아니라 식수와 매일 먹을 빵이 없는 곳처럼, (우리와) 다른 것을 더욱 급히 필요로 하는 대륙에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 우선순위를 투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그 예시로 마실 물조차 없는 곳에서 ‘매일 손을 씻어라’는 지침을 권고하거나, 고정적인 거주지가 없는 이들에서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구체적인 현실을 살펴보지 않는 것이라 지적하고 “보건에 대해 숙고할 때에도, 이러한 현실을 돌보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교황은 이어서 아무리 생명과 보건이 모든 사람의 기본적 가치라고 천명한들,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적절한 참여가 이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모든 생명이 동등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의 건강이 똑같은 방식으로 보호받지 않는다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교황은 무상 보건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들을 향해 “그 체계를 버리지 말라”며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 가운데 치료비를 낼 수 있는 사람만이 보건 혜택을 누리고, 나머지는 그렇지 못하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