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이하 한국신앙과직제)에서 ‘재난시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을 열었다.
이날 함세웅 신부는 재난 시대에 개신교, 가톨릭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회개’라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코로나시대를 묵상하면서, 코로나는 라틴어에서 왕관, 화관이란 의미이며 성모마리아께 화환을 드린다고 할 때 코로나라는 말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코로나라는 단어가 전염병의 이름으로 쓰이고 있다. 이것은 코로나, 그 화환을 얻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고통 당하고 노력해야 하는가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가 주는 교훈은, 그리스도인에게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하느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라는 것이다. 주말에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성사적 법규를 잘 지켜야 한다.
코로나로 성당이 통제되는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느님을 접하고 만날 것인가. 하느님은 성당이란 공간을 넘어서 바로 인간과 직접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분이시다.
성서 안에서도 인간을 성전이라고 말한다며, “형식과 제도를 넘어서서 초월적인 관계로 승화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톨릭 사제들과 수도자들은 1년에 며칠씩 피정을 한다면서, 피정은 침묵의 기도시간인데 코로나는 우리 민족, 사회 전체가 조용한 시간을 가지면서 개인적으로 숙고하는 성찰의 시간을 가지라는 교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일치운동을 강조하면서, 일치운동의 비결은 이론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나눌 수 있는 자세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는 교회에 어떤 역할을 바라는가
평화갈등연구소 정주진 박사는 교회가 성찰해야 할 것은, ‘사회가 인식하는 교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일부 교회의 이기적인 행동은 사회가 보는 교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사회가 교회에 비판적인 것은, 종교집단인 교회에 기대하는 역할이 있는데 교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교회는 사회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가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이해하는지,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에 관심 가질 때 새로운 관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경제문제와 빈곤문제에 있어서, 약자와 함께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교의 정체성을 살려서 부의 축적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고, 신자들이 부의 축적 방식을 고민하고 반성하도록 독려하고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문제에 있어서 우리 사회, 개인의 대응 수준은 미미하고 사회적 감시도 느슨한 상황이다. 교회가 개인의 소비 생활을 각자 성찰하도록 신자들을 교육하고, 기후 정의의 부재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주진 박사는 교회의 민주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회는 소수가 결정권을 독점하고 다수의 참여가 배제되고 민주화 방식을 요구하는 신자들을 배척한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민주 시민을 기르는데 힘을 쏟으면 사회적으로 기여하며, 사회의 민감한 현안에 싸우는 게 아니라 민주적 방식으로 이견을 제기하고 대화 자리를 마련해 논의하는 분위기가 정착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말로만 평화를 되뇌이지 말고, 평화적 방식으로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창립한 한국 천주교회, 정교회, 개신교회의 협의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