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볼리비아 주교들에 대해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시하는 예수의 이름으로 사회를 향해 발언할 때 ‘예언자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남미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볼리비아에 도착,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의 기쁨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주교들의 목소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남미 최빈국인 볼리비아가 자본주의의 영향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황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의 환영을 받고, 볼리비아는 가난한 사람과 정치·경제적 소외계층을 아우르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해왔다며 정부 노력을 평가했다.
그러나 단순히 물질적인 성장은 언제나 새로운 분열을 조장한 위험과 다른 사람의 가난 위에 부를 쌓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사회적 통합은 보다 더 많은 시민 교육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환영인사에서 ‘친구’라는 호칭을 수차례 사용하면서, “과거에는 교회가 억압에 이용되었으나 이제는 극적으로 변화했다”며, “누구든지 가난한 사람을 배반하면 그리스도를 배반하는 사람이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반하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우리는 예수 사랑의 증거가 되어야 한다”며, “종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좀 더 정의롭고 우애 있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협력하기 위하여 왔다”고 답했다.
교황은 공항을 떠나 차량으로 이동 중 지난 1980년 3월 예수회 사제 루이스 에스피날이 군부에 의해 살해된 장소에 잠깐 멈춰 애도했다.
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교황에게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망치와 낫 모양으로 만든 십자가상과 볼리비아-칠레 간 국경 분쟁에 관한 서적 '바다의 책' 등을 선물했다.
교황은 국경 분쟁에 대해 "반드시 대화를 해야 한다. 벽을 높이기보다는 다리를 세워야 한다"며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주문했다.
10대 시절 병으로 한쪽 폐를 거의 제거한 교황은 해발 3,600m가 넘는 라파스에서 3시간 정도만 머무른 뒤 저지대인 산타크루스로 이동했다.
교황은 볼리비아 방문에 앞서 코카잎을 씹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았으나, 이날 실제로 씹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지 원주민들이 '성스러운 잎'이라고 부르는 코카잎은 고산병 증세를 완화시켜주지만, 마약인 코카인의 주 원료여서 향정신성 식물로 지정돼 있다.
교황은 볼리비아로 오는 동안 기내에서 코카잎, 카모마일, 아니스씨가 혼합된 트리마테 차를 마셨다.
코카잎 합법화를 추진하는 모랄레스 대통령은 공항에서 코카잎을 담는 데 사용되는 전통 파우치를 교황 목에 걸어주었다.
한편, 미국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는 9월 24일 교황의 미 의회 연설은 의사당 밖에서도 볼 수 있도록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