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파시 행복
공연히
어느 한 순간 갑자기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분 황홀해지는 이상한 현상을
가끔씩 경험하곤 한다
궁금하다
딱히 그럴만한 일이 내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럴만한 일의 조짐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왜 이런 신비한 기분을 갖게 되는 걸까
어느 날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다가
또 한 번 돌연 마음 황홀해지는 현상을 느끼며
불현듯 가슴에 여울지는 생각을 얻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누군가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기도가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를 타고
나에게로 날아와서
내 심장과 뇌수에
신비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또 무슨 조화일까?
스스로 고개 끄덕이고 미소 지으며
내게 신비한 기분을 갖게 하는
어느 하늘 밑의 누군지 모를 사람들을 상상하며
또 하루 묵주 쥐고 걷기운동을 하는 행복한 시간
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도하네
내 마음과 생각이
끝이 없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를 타고
그의 심장과 뇌수로 날아가서
어느 한 순간 돌연 그에게
황홀한 기분, 신비한 현상으로 피어나기를!
나만의 그런 소망을 가슴에 담고
또 하루
온갖 풀벌레소리와 새소리들이 어우러지는 숲길을 걷고
파도가 신의 언어를 풀어놓는 해변을 다시 걷네
기도와 함께 하는 내 길을….
지요하 : 소설가이며 저서로는 『신화 잠들다』, 『인간의 늪』, 『회색정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