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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30년 만에 새로운 ‘교회헌법’ 발표 - 프란치스코 교황, 새 교황령에 ‘공동합의성’, ‘복음화’ 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2-03-21 21:08:17
  • 수정 2022-03-21 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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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구조를 결정하는 헌법에 해당하는 새 교황령을 발표했다.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또는 ‘복음의 선포’(라틴어 : Praedicate Evangelium)라는 제목으로 번역되는 이번 교황령은 1988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착한 목자’(라틴어 : Paster bonus) 이후 30여년 만에 발표되었다. 


이번 교황령에 담긴 내용들은 지난 수년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러 자의교서와 행보를 통해 보여준 “교황청의 건전한 탈중앙화”와 “성직자중심주의 타파”를 지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동합의성’(시노달리타스)과 ‘복음화’가 이번 교황령의 핵심어로 꼽힌다. 


첫 부서, ‘신앙교리성’에서 ‘복음화’부서로

자선사업 기관도 교황청 부서로 지위 격상


교황령은 총 11개의 장, 250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황령이 각 부처를 정의하는 순서는 부처의 중요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교황령은 국무원, 교황청 부서, 사법기구, 경제기구 순으로 교황청 부처를 정의하고 있다. 


1988년 교황령에 따르면 9개의 성(congregation)과 12개의 교황청 평의회로 구성되어 있던 것을 이번 교황령을 통해 16개의 부서(dicastery)로 재편했다. 이러한 개혁은 이미 인간발전부, 가정생명부 등을 통해 실현된 바 있다. 


구조개혁 면에서는 교황청 부서를 정의하는 가운데 첫 번째 위치를 차지했었던 신앙교리성이 복음화 부서에 자리를 내어주었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이러한 개혁은 이미 언론을 통해 몇 해 전 공개된 바 있다. 이외에도 교황청 자선소로 대표되는 자선사업 기관도 교황청 부서로 그 지위가 격상됐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교황령은 엄격한 교리를 내세웠던 교회에서 서로 다른 문화들 가운데서 복음화하고 봉사하는 교회로의 전환을 모색하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교황령 서문에는 가장 먼저 교회가 복음화라는 소명을 다할 수 있기 위해서 교황청이 개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회의 사명적 회심이란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고유한 사명에 따라 교회를 쇄신시켜주어야 하는 것이다. (…) 로마 쿠리아 개혁 역시 교회의 사명적 성격의 문맥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다. (…) 이번 새 교황령에는 쿠리아의 현 업무 수행과 교회를 가로지르는 복음화의 길을 한층 더 어우러지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교황령 1장, 3)


그리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과정에서 교황의 일방적인 결정보다는 주교들과의 공동합의성을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을 돕는 것이 교황청의 역할임을 명시했다. 


“주교회의는 여러 지역에서 교황과의 교회론적 일치를 표현하고 이에 도움을 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교황령 1장, 7)


“로마 쿠리아는 교황과 주교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성격에 고유한 방식으로 양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다.” (교황령 1장, 8)


교황청 의사결정 구조에 여성 포함 모든 평신도들이 참여해야 한다 명시


뿐만 아니라 이번 교황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듯 교황청 의사결정 구조에 성직자뿐 아니라 여성을 포함한 모든 평신도들이 포함되어야 함을 명시했다. 


“교황, 주교 그리고 서품을 받은 이외의 직분만이 교회를 복음화하는 것은 아니다. (…)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명을 지닌 제자들이다. (…) 모든 그리스도인은 쿠리아의 개혁 과정 가운데서 소외받아서는 안 되며, 따라서 개혁은 관리와 책임의 역할에까지 평신도들의 참여를 규정하여야 한다”(교황령 1장, 10) 


“모든 교황청 기관은 교황으로부터 받은 권한에 따라 자기 사명을 완수한다. (…) 그러한 이유로 모든 신자는 교황청 부서나 기관의 수장이 될 수 있다.” (교황령 2장, 5)


이와 관련해 교황은 이미 홍보부 장관에 평신도를 임명한 바 있다. 


예산 및 재산 책임지는 재무원에 ‘교황청 인적자원부’ 신설

부동산 매입, 매각 시 반드시 ‘바티칸은행’이라는 종교사업회(IOR) 통해야


이외 교황령이 가져올 변화 가운데는 최근 벌어졌던 교황청 부동산 관련 비리와 연관된 사항도 있다. 


먼저, 교황청 예산 및 재산을 책임지는 사도좌 재무원에는 ‘교황청 인적자원부’가 신설된다(217항). 이 부처는 “관련 기관과의 협의와 협력 하에 교황청 법률의 적용을 받는 단체들의 직원·협력자들의 업무 상황과 관리를 담당”한다. 경제 관련 기관에서 자금의 흐름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더해 교황청의 부동산을 주로 관리하는 사도좌재산관리처는 앞으로 부동산의 매입, 매각을 반드시 ‘바티칸은행’이라 불리는 종교사업회(IOR)을 통해 실시해야 한다(219항). 


아직까지 이탈리아어로만 공개된 이번 교황령은 오는 21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교황령은 오는 6월 5일부터 발효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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