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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전국적으로 ‘초고령 교회’…적합한 사목 실천 모색해야
  • 문미정
  • 등록 2022-05-06 17: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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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이용훈 주교)가 4월 22일자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을 펴냈다. 이번 통계는 코로나 이후 세계에서 한국 교회의 고민과 사목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전국 모든 교구 65세 이상 신자 20% 넘어…'초고령 교구'로 진입


한국 천주교회 신자 수는 5,938,045명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 총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11.3%이며 전년 대비 0.1%p 증가했다. 


2011년부터 신자 증가율은 1~2%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2018년부터 1% 아래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에는 0.1%로 증가율이 크게 감소했는데,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영세자 수가 급감하여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연령별로 신자 구성을 살폈을 때 전체 신자 가운데 60~64세 신자가 가장 높은 비율(9.8%)을 차지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은 고령 사회, 20% 이상은 초고령 사회다. 2021년 한국 교회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3.0%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으며 2019년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5%로 처음 초고령으로 진입한 바 있다. 


교구별로 살펴봤을 때 2020년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지 않았던 수원교구가 2021년 20.3%로 나타나면서 “전 교구가 초고령 교구로 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교구는 안동교구(29.9%), 춘천(28.4%), 원주(26.0%) 교구 순이며, 가장 낮은 교구는 수원(20.3%), 제주(21.3%), 의정부(21.6%) 교구 순이다.


새 수품 사제 2021년 가장 적어  

30대 사제, 해마다 감소하고 있어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 수는 총 5,626명(주교 41명(추기경 1명 포함), 신부 5,585명)이며, 전년 대비 48명 증가했다. 


신학생 수는 교구 신학생 883명, 수도회 신학생 254명으로 교구 신학생 수는 감소하고 있으며 교구 신학생 수는 10년 전인 2011년보다 28.4% 감소했다. 


2021년 교구 새 수품 사제는 작년보다 4명 감소한 93명이다. “교구 새 수품 신부 수는 10년간 매년 증가와 감소를 번갈아 보였으나 2020년 97명으로 처음 100명 이하가 되었으며, 2021년 가장 적은 숫자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교구 소속 사제 중 65세 이상 사제는 15.9%, 원로 사목자는 10.1%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40대 사제는 전체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30대 젊은 사제(2012년 32.3%, 2021년 19.5%)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회와 수도자 사정을 살펴보면 총 171개 수도회에서 11,790명(남자 1,625명, 여자 10,165명)의 수도자가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수련자는 291명). 


2021년 수련자는 총 291명으로 남자 수련자는 전년 대비 29.9%(-20명) 감소했으며, 전년 증가했던 여자 수련자도 전년 대비 9.0%(-24명) 감소했다. 특히 최근 2년 간 남자 수련자 감소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주일 미사 참여율 전년 대비 1.5%p 감소 


2021년 영세자 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36,540명이다. 코로나19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영세자 대비 45.1%의 회복율이다. 

 

연령별로 살펴봤을 때, 2019년도까지 군종교구 세례 영향으로 매년 높은 비율을 차지하던 20~24세가 2020년 10.2%에서 3.5%p감소해 6.7%로 낮았다. 


주일 미사 참여자는 521,859명이며, 전체 신자 대비 주일 미사 참여율은 전년 대비 1.5%p 감소한 8.8%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첫해보다 더 감소한 수치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회복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교구(35.2%)이며, 수원(40.4%), 의정부(40.6%), 인천(43.3%), 군종(44.4%) 교구도 낮은 회복율을 보였다. 


오늘날 시대의 징표 안에서 적합한 사목 실천을 모색해야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이번 통계를 통해 사목적 시사점을 밝혔다. 2022년 들어서면서 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논의가 활발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시화한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분열 현상은 남아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분열과 상처들은 그대로 한국 교회의 것이기도 하다”면서, 교회가 한국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유무형의 영향을 받고 있고 한국민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자신의 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보편교회와 한국 교회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첫 단계인 지역 교회의 경청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2021년 사목적 시사점의 키워드를 ‘포스트 코로나’와 ‘시노달리타스’(공동합의성)로 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체적으로 한국 교회의 주일 미사 참여율이 수년 동안 하향 추세인 가운데 불어닥친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한국 교회는 하느님 백성이 ‘가능한 빨리 깨끗해진 마음(고해성사)과 새로운 경이로움으로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이전에도 한국 교회의 주일 미사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서 18%에 불과했는데, 이 신자들만으로 본당의 사목과 전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일 미사 전례에서 사제와 회중은 본당의 하느님 백성 전체와 함께 미사를 거행한다는 의식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지금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그 지체들의 현실에 마음 아파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지체 장애인의 성전 진입을 어렵게 하고, 농인들이 말씀과 전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유아와 그 부모를 전례 공간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성전 구조 등은 깊이 숙고되어야 한다”며 “장애인들의 대중교통 이동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하느님의 집이 이를 어렵게 한다면 문제”라고 짚었다.


본당 공동체에 속하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주님의 날, 그분의 집에서 베풀어지는 잔치에 참여하는 데 개인적·교회적 방해 요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양적 성장 시대였던 1970-1990년대처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기에 급급했던 주입식 체제에서 벗어나 예비신자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동반’하고 ‘경청’하는 교리교육 내용과 시간 배려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사제 성소 감소와 평신도 신학 교육 증가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교회 생활 주체로서 평신도들이 교회의 삶과 사명에 더욱 투신하고 참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학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실제 사목자들이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데 지적되는 어려움으로 충분히 양성된 평신도 사목 협력자들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회의 교육기관에서 양성됐어도 선교지나 사목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후속 경험을 쌓지 않는다면 일회적인 개인적 교육 체험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학 교육을 받은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교회 역시 단지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복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이 제시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성찰과 구체적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좀 더 실증적인 연구들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교회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1』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아래서 교회의 사목 지표 대부분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보여 주고 있다면서, “코로나의 영향이 가장 컸지만 수년 동안의 급격한 하락 추세는 분명히 교회의 사목 실천에 어떤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수치를 개선하는 과정으로서 접근할 문제는 아니며, 오늘날 시대의 징표 안에서 교회의 본질을 묻고 그에 적합한 사목 실천을 모색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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