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 연대하지 않은 믿음은 허약한 믿음이고, 병든 믿음이며, 죽은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의 빈민가인 바날도 노르테를 찾아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빈민촌 주민들에게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여러분들, 그리고 이 곳 여러분들의 땅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파라과이에 왔다”고 말했다.
아순시온 중심부에서 승용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빈민가는 강가에 위치하고 있어 잦은 홍수 등으로 피해가 많아 정부는 주민들을 이주시키려 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잃는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교황이 “여러분들의 땅”이라고 말한 것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황은 믿음이 우리를 가깝게 하고, 형제로 만들며, 우리의 투신과 연대를 깨우친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를 연대로 끌어들이지 못하는 믿음은 죽은 믿음으로, 그리스도도, 하느님도, 형제·자매도 없는 믿음이라고 규정했다.
교황은 이러한 연대를 가장 처음 보여준 사람은 바로 우리 가운데에서 살려고 오신 예수라는 사실을 재차 상기시켰다.
예수가 우리 안에서 깨우쳐준 믿음은 미래에 대해 꿈꿀 수 있고, 지금 여기에서 그것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믿음이라고 덧붙였다.
악마는 언제나 우리를 분열시키려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 언제나 뭉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형제이자 친구”라며 환호했고, 교황은 “이웃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후 교황은 남미 순방 마지막으로 아순시온 전 공군기지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이 미사에는 1백만 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교황의 고향인 아르헨티나에서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등 17만 여명이 참석했다.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에서도 수천 명이 와 함께 했다.
교황은 미사에서 예수가 제자들을 파견한 성경을 인용하면서, 그리스도인 영성과 제자됨에 있어 중요한 것은 ‘환영한다’(welcome)이라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사람을 환영하고, 환대를 베풀라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믿음이 없는 이들, 우리의 잘못 때문에 믿음을 잃어버린 이들, 박해받는 이들, 실직한 이들, 이 땅을 풍요롭게 하는 여러 다른 문화들, 그리고 죄인들까지도 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신자도 포용해야 한다는 교황의 이 같은 설교는 교회와 세속 문화를 엄격하게 분리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차별되는 것이다.
교황은 논쟁이나 전술, 전략으로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며, 그래서 무엇보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미사 후 페르난데스 브라질 대통령은 교황에게 50 여 년 전 ‘교황 요한 23세가 에바 페론을 위해 기도하다’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실린 사진을 선물했고, 이에 교황은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교황은 이후 파라과이 청년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남미순방 일정을 모두 마쳤다..
교황은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흔들 정도의 열정을 강조하면서, 나중에 뒷정리를 스스로 할 줄 아는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