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민사회 단체 대표들과의 만남에 현지 동성애 인권단체 소모스게이(SOMOSGAY) 대표 시몬 카살이 초청받아 참석했다.
교황의 행사에 동성애 인권운동가가 공식 초청돼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오는 10월 열리는 가족 시노드에서 교황청의 동성애 반대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카살은 파라과이 주교 회의의 결정으로 행사에 초청됐으며, 행사에서 교황과 직접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소모스게이('우리는 게이다'라는 뜻의 스페인어) 측은 이번 초청이 동성애 인권을 향한 가톨릭교회의 중대한 태도 변화라고 평가했다.
카살은 "국민의 90%가 가톨릭인 파라과이에서 대부분의 국민은 교황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번 초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카살은 남미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배우자인 세르히오 로페스와 결혼했으며, 파라과이에서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다.
파라과이는 성차별 금지법이 존재하지 않는 매우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가톨릭 신자 80%와 개신교 신자 87%가 동성 결혼에 반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중남미에서 가장 높다.
2013년 취임한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은 선거 운동 때 공식 석상에서 동성애자 폄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교황은 2013년 7월 기자들에게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며 동성애자에 대해 온정적인 언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