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질병은 우리 인간 경험의 일부, ‘고립’과 ‘소외’가 없어야”
  • 강재선
  • 등록 2023-01-18 15:28:31

기사수정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코로나19는 기존 복지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며 단순히 질병에 걸린 사람들뿐만 아니라, 고독과 소외에 처한 모든 이를 위한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1일 “치유의 공동합의적 실천인 동정”이라는 주제로 세계 병자의 날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은 가장 먼저 “질병은 우리 인간 경험의 일부”라며 “하지만 고립과 소외 가운데서 질병을 경험할 때, 질병에 돌봄과 동정이 함께 하지 않을 때, 질병은 비인간적인 모습이 된다”고 경고했다.


교황은 “함께 걷다 보면, 누군가는 피곤함을 느끼거나 사고가 생겨 멈춰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 우리가 실제로 함께 걷고는 있지만, 각자 자기 생각만 하면서 자기 이익만을 돌보고 다른 사람들은 되는대로 ‘각자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라며 “공동합의적 여정이 한창인 가운데 맞이한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에, 나는 여러분들이 유약함과 질병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의 방식을 따라 함께 걷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숙고해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모든 질병에 앞서는 것이 고독과 소외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교황은 “중요한 것은 고독과 소외라는 조건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다른 모든 불의 이전에 극복되어야 할 잔혹함이다. 잠깐의 관심, 마음에서 동정이 움직이기만 하면 잔혹함을 없앨 수 있다. […] 사마리아인은, 천대받는 사람이었지만 동정으로 말미암아 길가에 쓰러져있던 이방인을 형제처럼 대하며 그를 돌봤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도 모르게 사마리아인은 세상을 변화시켜 더 형제애 넘치는 세상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인간은 결코 질병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적이 없다. 우리가 나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때도 많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타인과 우리 자신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때 하느님과 평화 안에서 머무는 일이 어려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질병에 관해서는 교회 전체가 착한 사마리아인의 복음적 예시에 걸맞게 ‘야전병원’이 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멈춰서서, 다가가고, 돌보며, 위로할 줄 아는 동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팬데믹 시기를 통해 우리는 매일 보건과 연구에 힘쓴 이들에 대한 더 큰 감사를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영웅을 기리면서 이토록 거대한 집단적 비극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교황은 세계 병자의 날이 단순히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과 가까이 지내라고 촉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하느님 백성, 보건 당국 및 시민사회가 함께 나아가는 새로운 방식에 관심을 촉구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코로나19는 역량과 연대가 모인 이 거대한 연결망을 혹독한 시련에 들게 했고, 기존 복지(welfare)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니, 각국은 감사한 마음에 걸맞게 모든 인간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그리고 기본적인 보건권이 보장될 수 있는 전략과 재원을 적극적으로 탐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