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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동성 부부 강복하는 ‘사목적 조치’ 마련
  • 끌로셰
  • 등록 2023-01-21 13:16:35
  • 수정 2023-01-27 13: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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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성공회가 동성 부부에게 강복을 청하는 기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성공회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혼인’에 동성 부부를 포함하는 논의 대신, 서유럽 등지에서 혼인과 유사한 법적 제도, 보건 제도를 누릴 수 있도록 규정한 ‘시민 결합’(영어: civil union 또는 same-sex union)이라 불리는 동성 간의 결합을 축복하겠다고 결정했다. 


성공회는 성명서에서 “영국 성공회 주교단은 성소수자(LGBTQI+)들이 교회에서 겪어온 ‘거부, 배제, 적대’와 이것이 그들의 삶에 끼친 악영향에 대해 이번 주 안에 사과문을 발표할 것”이라고 알렸다.


성공회 측은 “주교단은 자신들이 돌보는 모든 회중이 동성 부부(same-sex couples)를 ‘아낌없이, 그리고 기쁘게’ 환대해주기를 촉구하는바”라며 성공회 신자들은 “성경, 이성, 전통, 신학 그리고 성공회가 받아들여 왔던 그리스도교 신앙에 기반하고, 인간이 된다는 것, 어떤 성별이 된다는 것의 21세기적 고유한 이해를 따르는 근본적인 새 그리스도교적 포용”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들은 전통적으로 남녀 간의 혼인만을 인정하는 그리스도교 교리와의 충돌을 의식한 듯 성공회의 이번 결정은 ‘시민 혼인’(civil marriage) 또는 ‘시민 결합’(civil partnership)에 대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성공회 주교단은 “교회의 혼인성사 교리를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사랑과 신앙의 기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임시 기도문을 통해 동성 부부를 위한 가능한 최대한의 사목적 조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이번 변화는 동성 부부의 혼배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법적으로 혼인 관계를 맺은 이들에 대한 강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성공회 시노드 정기총회에 제출되는 보고서에서 공개된다.


성공회는 2017년부터 ‘사랑과 신앙 안에서 살아감’(Living in Love and Faith)이라는 주제로 교회 안에서의 정체성, 성, 관계와 혼인에 대한 식별과 논의를 이어왔다. 


가톨릭교회에는 ‘차별’의 관점에서 성소수자를 교회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오랜 교리(가톨릭교리 2358항)가 있지만, 실제로 이들을 포용하는 교회 전반적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 인터뷰와 만남, 발언 등을 통해 교회와 사회 안에서 차별받고 배제당한 이들 가운데 하나인 성소수자를 포용하려는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가톨릭교회에서 진행 중인 ‘공동합의성 시노드’를 관장하는 대의원회의사무국 책임 보고관(영어: relator general) 장-클로드 올러리슈(Jean-Claude Hollerich) 추기경 역시 “(동성애에 관한) 가르침의 사회학적, 과학적 기반이 더 이상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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