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지난 23일 중동 국가 오만(Oman)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교황청이 최초로 술탄국(Sultanate)⑴과 맺는 공식 외교관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교황청은, “(교황청과 오만이) 1961년 4월 18일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에 기초하여 주오만술탄국 교황대사관 및 주교황청 대사관 수준의 온전한 외교관계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오만은 아라비아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국가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예멘에 둘러싸여 있다. 원유, 천연자원 수출을 국가경제의 기반으로 하는 오만의 인구는 약 450만 명이다. 교황청에 따르면 오만에는 가톨릭교회 본당 4개, 사제 12명이 있다.
이번 외교관계 수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1월 인접국 가운데 하나인 바레인을 방문한 지 3개월 만에 이루어졌다. 당시 교황은 중동에서의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사이의 종교간 대화를 매우 강조한 바 있다.
오만은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이기도 하다. 이중 교황청과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쿠웨이트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적극적으로 중동 국가들과의 화합을 모색해왔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했다. 이 방문을 계기로 이슬람 수니파를 대표하는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Ahmed al-Tayeeb)와 친교를 맺고 그와 함께 종교간 평화를 위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2021년에는 이라크 순방에서 이슬람 시아파를 대표하는 알리 알시스타니 대아야톨라(Ali Al-Sistani)를 만나기도 했다.
⑴ 술탄국 : ‘술탄’(국왕)이 국가 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이슬람 신정정치 체제를 일컫는다. 이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이슬람교가 국교로 지정되어 있다. 술탄국은 통치 형태가 군주제이므로 삼권분립이 존재하는 민주주의 국가들과 달리 술탄이 사실상 행정, 사법, 입법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