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프란치스코 교황 임기 10주년, 자축 아닌 ‘자비’
  • 끌로셰
  • 등록 2023-03-14 16:30:03

기사수정



지난 13일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10주년을 알리는 떠들썩한 행사는 없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주년을 앞두고 다수의 아르헨티나 언론과 스위스 언론 등과 연속 인터뷰를 가지면서 10주년을 맞는 여러 소감을 밝히기도 했으나, 막상 당일인 13일에는 로마에 머무는 추기경들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거주지이자 집무실의 역할을 겸하는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조용히’ 미사를 봉헌했다.


추기경단 수석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레(Giovanni Battista Re)를 비롯한 로마에 머무는 추기경들은 오전 8시 산타 마르타의 집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하지만 이날 미사와 강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교황은 13일 오전 미사에 참석한 추기경들에게 “추기경님들께서는 80세가 되더라도 절대 은퇴하지 마시라”며 “여러분의 조언은 항상 이롭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3월 기준으로 추기경단의 수는 223명이며, 그 가운데 80세 이하인 123명이 교황을 선출하는 투표권을 갖는다. 123명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한 추기경은 81명이며(66%), 베네딕토 16세가 서임한 추기경은 32명(26%), 요한 바오로 2세가 서임한 추기경은 10명(8%)이다. 


미사에 참석한 페르난도 필로니(Fernando Filoni) 추기경은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전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교회의 왕자’라 불리는 추기경들이 “자비”를 함양하고 하느님과 “가까이 지낼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공개된 교황청 홍보매체 < Vatican News > 이탈리아어판과의 인터뷰에서는 “머리에 떠오르는 말은, 10년 전 그날이 마치 어제 같다는 것”이라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오늘을 주우려고 하면, 벌써 어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제이면서 내일은 아닌 오늘의 이런 긴장 속에 놓이게 된다. 지난 10년은 이런 긴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나이 든 이들은 지혜 그 자체이며, 내게 엄청난 도움이 된다”며 “나 역시 늙지 않았나? 그러나 나이 든 이들은 좋은 포도주와 같다. 왜인지는 몰라도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나는 다시 젊어지고, 새로워진다. 아주 아름다운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죽은 이들을 보면, 러시아인이든 우크라이나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그 젊은이들이 죽는 것을 보면 고통스럽다. 그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아주 견디기 힘든 일이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인류의 화합을 위해서 “형제애, 눈물, 웃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인간적 형제애라는 것은 우리 모두 형제임을 뜻하는 것이다. 우리는 형제애를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 울고 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법도 배워야 한다. 울 줄 알고, 웃을 줄 아는 사람은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의 지평선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우는 법을 잊은 사람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웃는 법을 잊은 사람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