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오는 9월 23일에 기념하는 제109차 세계 이민의 날 주제로 “이민 혹은 고향을 선택할 자유”를 선정했다.
교황청 공보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주제를 선정하면서 “아직 국제적 수준에서 법제화되지 않았던 권리에 관한 새로운 고찰을 증진하고자 했다”면서 그 권리를 “이민 가지 않아도 될 권리, 달리 말하면 자기 고향에 남아있을 수 있는 권리”라고 명명했다.
교황청은 “현재 수많은 이민 행렬의 강제적 성격으로 볼 때 현대사회 이민의 원인을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며 “고향에 남을 권리라는 것은 이민의 권리에 선행하는 것이며,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 방대한 권리다. 고향에 남을 권리에는 공동선 참여 가능성은 물론,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유 할 권리와 더불어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공동 책임을 행사함으로써 모국에서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만 할 수많은 권리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은 모든 사람의 이민과 고향에 남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각종 매체와 홍보자료를 발표할 것이며, 이에 관련된 신학적 고찰도 개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8일, 국제가톨릭공동체 산테지디오(Sant’Egidio)가 주도하는 ‘인도적 통로’(humanitarian corridor)를 통해 이탈리아로 건너온 피난민들을 만났다.
교황은 “인도적 통로는 난민들을 불안과 위험, 끊임없는 기다림이라는 상황에서 끌어내어 이들을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로 이끄는 목적도 있으나, 통합 없이는 환대도 없다는 점에서 통합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적 통로 마련을 위해 협력하는 모든 개인과 기관에게 “여러분의 역할은 한 사람이 진정으로 우리 사회에 통합되었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렇게 내전과 불안한 환경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이민자, 피난민을 수용하는 일이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참여”라며 “여러분들 중에 우크라이나 피난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분들에게 교황은 평화를 추구하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평화를 희망하고 기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는 물론 전쟁의 피해를 입고 있는 다른 국가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