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설치됐다.
성 김대건 신부의 성상은 지난 5일에 설치됐다. 이 성상은 갓을 쓰고 도포를 입고 있으며, 두 팔을 벌려 모든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성 김대건 신부는 1821년에 태어났으며, 1846년 9월 16일 25세에 순교한 최초의 한국인 사제다.
16일에는 성상 설치 기념 미사와 축복식이 열렸다. 미사의 주례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었으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부산교구 신호철 주교가 공동 집전했다.
미사가 끝난 이후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 수석 사제인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이 성 김대건 신부의 성상을 축복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일을 기념해 한국천주교회 신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분(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의 모습은 한국 교회, 즉 여러분 모두에게 맡겨진 성소를 발견하도록 초대한다”며 “여러분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에서 생기를 얻어, 자신을 선물로 내어 주는 젊은 신앙, 뜨거운 신앙으로 초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순교라는 성인의 예언을 통해 한국 교회는 십자가를 품지 않고는 예수님을 따를 수 없으며, 남김없이 사랑의 길을 따르라는 부르심에 열려 있지 않으면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대건 성인은 “여러 위험 앞에서도 물러섬 없이 또 수많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전하시는 데에 헌신하셨다”면서 “한국 신부님들이 한국 밖에서 선교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선교사들을 아르헨티나에서 본 적이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여러분의 선교사들은 참 좋은 일을 하셨다. 선교사들을 파견하라. 꼭 필요한 분들은 남고, 그 외의 다른 분들은 선교사로 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상에 복음의 희망을 선사하고자 하는 의향은 마음에 열정을 샘솟게 하고, 수없이 많은 장벽들을 넘어설 수 있게 한다”며 “복음은 편가르지 않고, 일치시킨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안드레아 신부님께서 마카오에서 신학을 공부하실 때, 그분은 아편전쟁의 참상을 목격하신 바 있다”며 “하지만 그러한 분쟁의 상황에서도, 모든 이들을 만나고 또 모든 이들과 대화하고자 하셨던 자신의 열망을 실현하시며 많은 이들을 위한 평화의 씨앗이 되셨다”고 말했다.
“성인의 이러한 모습은 한반도와 온 세상을 위한 예언”이며, “또 우리도 여정의 길을 걷는 이들의 동반자, 화해의 증인이 될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저도 언제나 생각하고 기도하는 한반도의 평화라는 꿈을 우리 함께 김 안드레아 성인에게 맡겨드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