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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위협하는 일본의 '핵기지국가'론
  • 이원영
  • 등록 2024-01-26 12: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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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후지산과 도쿄가 가까이 느껴지는 곳인 시즈오카를 지나고 있다.


일본정부가 우물에 독을 타기 시작한지 닷새 후, 한국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자신의 주장을 페이스북에 펼쳤다. 자신의 정보망을 통해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의 저의를 파악하여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한 것이다.


[추미애 전법무부장관] 페이스북에 게재한 일본의 핵기지국가론


<후쿠시마 핵폐수 논란 덮으려는 윤석열 정부가 우리를 속이고 있는 것은 일본이 "핵기지국가"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 동의하는 것은 안보전략 대변화로 국민 동의가 있어야한다.>


1. 2차 대전 종전후 냉전체제가 시작되자 미일동맹체제 아래에서 일본은 군사 기지국가로 전환됐다. 그런 계기는 한국전쟁으로 시작됐다. “일본은 한국전쟁 전 기간 동안 미국의 전쟁 수행을 위한 후방기지가 됐다.”(남기정 <기지국가의 탄생>)


2. 20세기의 냉전체제는 궁극의 무기인 핵경쟁의 결과를 낳았다. 펜타곤은 최근 미 의회에 2027년까지 중국이 핵탄두 700개를, 2030년 1,000개를 보유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보고했다. 미중러 3강체제의 핵경쟁이 시작됐다. 일본을 "핵기지국가"로 만들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가 함정에 빠져든 것이다.


3. 핵무장은 수량의 균형(Parity)과 상호확증파괴(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의 실력을 갖출 때까지 추구한다. 미국 내에 보유하지 않는 무기급 플루토늄을 비핵국가 일본이 생산 보유하게 허용해 핵기지국가 일본을 통해 핵경쟁 우위를 달성하는 것이다. 년산 800톤의 우라늄을 재처리할 로카쇼무라 핵재처리시설이 내년에 가동되면 세계 최대 최다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국이 된다. 일본은 명목상 비핵국가이나 실질적 핵능력국가이다.


4. 로카쇼무라핵재처리시설 가동으로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보다 훨씬 많은 생태 치명적 핵분열 생성물이 바다에 투기될 것이다. 그래서 후쿠시마 핵폐수 투기 위해성 논란은 빨리 제압되어야하는 것이다. 한국은 오천만 국민이 다 들고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자세다. 윤석열 대통령실 홍보영상 제작도 그런 목적일 것이다. 미일은 중국 당국의 수산물 수입 전면금지조치는 핵경쟁 전략상 치루어야할 비용으로 생각하고 겉으로 호들갑이지만 사실은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5. 일본의 평화헌법은 가면이다. 수천 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한 핵기지국가 일본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 생태를 다 내주고 윤석열 정부가 동의하는 것이 된다.


6. 핵경쟁 도박에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안보전략의 대 변화이다. 그것이 우리나라 안전에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야 하고 국회와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 귀국하자마자 필자가 준비한 긴급세미나


필자는 이 내용에 자극을 받았다. 풍문으로만 듣고 있던 롯카쇼 핵재처리와  치명적 방사능오염의 가능성이 한국의 유력한 공적 인사에 의해 사실로 확인되다시피 한 것이다. 일본의 만행은 미국의 도움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핵기지국가'라니, 방사능오염도 큰 문제이지만, 핵우산정책을 고수해오던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단 말인가? 커다란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예전에 트럼프가 이상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미국대통령 자체가 이상한 자리다. 


그리하여 귀국하자마자  필자가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탈핵에너지학회 등 시민사회의 그룹들과 공동으로 긴급세미나를 준비하여 10월에 개최하였다.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라는 제목으로 무게있는 인사들을 초빙하여 진지한 토론을 펼쳤다. 이 자리에는 추미애 전 장관도 참석하여 격려사를 하였다. 이 세미나에 투입된 예산의 절반은 일본에서 받은 응원금이다.


세미나의 자료집은 영어와 일본어로도 번역되었다. 다음의 사이트에 소개되어 있다. 


▲ 한국과 일본의 시민들이 쓴 메세지가 담긴 노트. 수명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전통한지로 만든 노트다. ⓒ 이원영


▲ 이 세 권의 노트가 방수비닐과 황금빛보자기로 싸여 필자의 배낭에 늘 함께 하고 있다. ⓒ 이원영


▲ 이 한지 노트의 서두에 들어가는 도안을 시즈오카의 타케우치야스토 상이 직접 디자인해서 붙였다. ⓒ 이원영



타케우치상은 지역의 역사가로서, 하마오카원전반대운동을 40년 가까이 해온 분으로서 그 반대운동의 역사에 대한 저서도 있다. 그는 2014년경 하마오카원전 소유자인 추부덴료쿠측이 원전재가동을 위해 주민들을 '매수'하는듯한 예산을 집행했다는 점을 언론에 공표하기도 했다. 이는 원전을 둘러싼 부조리를 고발한 커다란 사건이었다.



시즈오카 덴류가와역 가까이에 있는 타케우치상의 집에서 사흘을 묵었다. 사흘동안 그의 집이 도보행진의 베이스캠프가 된 것이다. 


▲ 타케우치 상이 직접 차린 조식. 이 정성어린 조식을 사흘 아침 먹었다. ⓒ 이원영


▲ 마지막날 저녁에 직접 장을 본 사시미로 만찬을 베풀어주신 타케우치 상. 이 지역에서 함께 걸었던 동지들과 함께 즐긴다. 이런 맛있는 사시미를 이제부터는 안심하고 맛볼 자유를 빼앗기고 있다. 안전은 물론이고 안심까지 빼앗기고 있다. ⓒ 이원영


▲ ˝희석하면 안전하다면서 암과의 인과는 인정하지 않는, 정부가 말하는 과학은 인민을 굴복시키고 오염을 확대시키는 윤리 없는 과학이다! 생명이야말로 보물! 생명의 바다를 지키자! 20238/28 타케우치 야스토.˝ 메세지노트에 담아준 타케우치 야스토상의 글과 그림이다. 도깨비의 그림이 볼 만 하다. 이 그림은 오염수반대의 상징적인 그림으로 활용되었다. ⓒ 이원영


타케우치 상은 낮시간의 휴식시간에 필자를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하마오카원전으로 갔다. 지금은 가동중단상태의 원전이다.



현재 재가동심사중인 하마오카원전은, 후쿠시마3호기 모델과 동일하게 플루토늄이 섞인 MOX연료(Mixed OXide fuel)를 사용한다. MOX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한 핵연료의 한 종류로 보통 우라늄 산화물 95%와 플루토늄 산화물 5%로 이루어져 있다. MOX연료는 위험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방향이 잘못된 것이다.


플루토늄을 만들기 위한 핵재처리는 핵무기생산을 위한 원료생산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강정민박사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 강박사는 도쿄대 박사 출신으로서 미국에서 이 문제를 연구한 후 국내에서 원자력안전위원장도 역임한 바 있다.


게다가 김해창교수는 일본의 롯카쇼무라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면 그로 인한 기하급수적 방사능배출의 증가가 불가피하므로 현재의 오염수방출은 그 문제를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 하마오카 원전은 지진위험지대에 있다. ⓒ 이원영


필자가 하마오카 원전의 전시관을 들러보면서 주목하게 된 것은 이 지역이 지진위험지대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2011년 사고후 당시 간나오토총리 시절 이 원전을 우선적으로 가동중지시켰다는 것이 타케우치 상의 설명이다. 과연 구글지도에도 해저의 단층의 모습이 실감나게 표기되어있다.


일본열도는 위험천만한 지진대위에 수많은 원전들이 위태롭게 놓여있다. 최근은 노도반도 지진으로 가까이 있는 시가원전이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 하마오카원전 부근 바다의 단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구글지도


▲ 혼자 걸을 때도 자주 있는 편이다. ⓒ 이원영


▲ 빗물을 일시적으로 담아두었다가 천천히 방류하든지 허드렛물로 사용한다. ⓒ 이원영


▲ 넝쿨식물이 보도를 덮은 모습 ⓒ 이원영


넝쿨식물을 방치하자, 넓은 보도를 잠식하고 있는 장면을 자주 본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은 마치 호르몬 작용을 하는 생체와 같아서 적절히 견제되지 않으면 무한증식 하는 속성이 있다. 지금 지구촌이 겪고 있는 혼란의 근본은, 기술발달과 교류증가로 권력의 크기가 증폭하고 있음에도 적절한 견제와 제어의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지적하고 싶다.


자본권력은 돈을 매개로 질서있게 쉽게 증식하는데 비해, 이를 견제하는 민중의 권력은 제때 정비되기 어렵다. 그 혼란의 와중에서 원전마피아 토건마피아 들이 쉽게 득세하고 있다. 하나뿐인 지구를 망가뜨려가면서.


▲ 아이노역 도착 ⓒ 이원영


▲ 이 무렵 자주 함께 걸었던 타케노상으로부터 메세지를 받는다. ˝일본 정부·도쿄전력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 보내는 것은 범죄입니다, 한일 시민의 공동 행동으로 중지시키자! 후쿠시마 어민의 이해는 얻지 못했다, 정부 도쿄전력은 약속을 지켜야 한다.시즈오카현 후쿠로이시 다케노 노보루 2023년 8월 29일˝ ⓒ 이원영


▲ 키쿠가와역 앞에 이 도시의 많은 동지들이 배웅해주셨다. ⓒ 이원영


▲ 지진이 잦으면 토사재해도 빈번하다. 이를 관리하고자 하는 지도를 마을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 이원영


▲ 야이즈역앞에서 환영해주는 동지들과 함께 스탠딩집회를 갖는다. ⓒ 이원영


▲ 이런 절벽길은 온전히 걷기가 어렵다. 이런 구간은 동지들이 차량을 이용하여 안전한 위치까지 데려다 준다. ⓒ 이원영


▲ 멀리 후지산이 보일락말락 한다. ⓒ 이원영


▲ 이윽고 시즈오카시에 도착했다. 필자를 반겨주는 동지들. ⓒ 이원영


▲ 가운데 기타를 멘 사람이 타케우치 야스토 상. 그는 어느 일본 곡에다가 `이원영 song`을 작사하여 몸소 불러준다. ⓒ 이원영


▲ 시즈오카현의원, 시즈오카시의원 몇 분도 환영하면서 응원금을 필자에게 전달한다. ⓒ 이원영


▲ 환영해주는 동지들과 기념사진 ⓒ 이원영


▲ 며칠동안 함께 해주신 오키상에게 메세지를 부탁한다.˝2023.8.31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인간은 후쿠시마 부흥의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유신회 바바 대표가 말했다. 기시다(岸田) 총리도 같은 생각인가?그럼 나는 당신의 다리를 잡아당긴다!˝ 시즈오카하마넷 오키모토유키˝ ⓒ 이원영


▲ 저녁시간에 시즈오카 시청앞에서 스탠딩 집회가 있었다. 필자의 발언장면. ⓒ 이원영


▲ 5백년전 조선통신사가 숙박한 절집인 세이켄지에 왔다. ⓒ 이원영


▲ 세이켄지의 한글안내문 ⓒ 이원영


▲ 세이켄지에서 동지들과 함께 ⓒ 이원영


이때 일지를 쓰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세이켄지 절집에 조선통신사 시절에 일본에 천문학을 전수해준 박안기라는 인물의 족적이다. 절집의 기록에 등장하는 등장하는 칠정산은, 중국천문학을 세종때 서울중심으로 연구하여 집대성한 천문학이다. 이는 중국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이렇듯 문화는 교류를 통해 상승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모든 정보가 개방되어, 한 사람의 민간인도 실상을 파악하고 있는 이 시점에 오염수에 관한 정보를 왜곡시켜 이를 권력의 힘으로 선전하는 일본정부의 짓은 그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일본정부는 100년전 관동대학살을 다른 형태로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일본정부를 그대로 본받아 선전하는 조선일보와 윤석열은 더 형편없는 자들이다. 이미 국민들은 맛을 보았다. 박근혜를 쫓아낼 때의 그 짜릿한 경험을. 윤석열과 조선일보의 운명이 눈에 보인다.



"바다는 생명의 원천이다"


필자의 행진과 호응하기 위해서 후쿠시마의 동지들이 9월6일부터 11일까지 행동에 나선다. 구간마다 교통편으로 이동해서 주요도시에서 걸으면서 행진하는 것이다. 필자의 1,600km 행진소식도 홍보하면서 행진한다고 한다. 11일에는 도쿄에서 함께 행동할 것이다. 감격스런 연대의 퍼포먼스다!


국토미래연구소장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한겨레:온>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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