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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 두봉(레나도) 주교 선종
  • 임신비
  • 등록 2025-04-11 14: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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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천주교 안동교구)


천주교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이자, 평생을 한국 땅에서 복음과 사랑의 삶을 살아온 두봉 레나도 주교가 10일 오후, 향년 96세로 선종했다.


1929년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태어난 두봉 주교는, 1949년 오를레앙 대신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파리외방전교회(M.E.P.)에 입회하고, 1953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듬해, 로마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신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1954년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후 대전교구의 대흥동 본당 보좌신부와 교구청 상서국장을 거쳐,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으로 사목했다.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된 그는, 같은 해 7월 25일 주교 서품을 받고 21년 동안 안동교구를 섬겼다. 교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가난한 농촌교구의 뿌리를 다지고, 현지 교구민과 함께 호흡하는 교회를 만들고자 했다. “하느님은 가난한 사람을 통해 나를 가르치신다”고 말하던 그는, 진정한 섬김의 사제로서 가난한 이웃과 공동체의 중심에서 늘 함께했다.


두봉 주교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내에서도 활동이 활발했다. 1970년부터 1990년까지 신앙교리위원회, 사목주교위원회, 교리주교위원회 등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한국 교회의 신학적, 사목적 방향 설정에 기여했다. 1982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나폴레옹 훈장을 받기도 했다.


1990년 교구장직에서 사임한 이후에도 그는 ‘원로 주교’로서 한국에 머물며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다양한 교회 활동에 참여했다. 2019년 12월에는 대한민국 특별국적을 취득하며 “나는 이제 진짜 한국인이오”라고 말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두봉 주교는 한국 땅과 사람을 누구보다 사랑한 선교사였다. 그가 남긴 수필집 「사람의 일감」과 「가장 멋진 삶」은, 사제이자 한 인간으로서 그가 걸어온 성찰의 여정을 담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리고 사랑은 나눔입니다”라는 그의 메시지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두봉 주교의 빈소는 경상북도 안동시 서동문로에 위치한 천주교 안동교구 주교좌 목성동 성당에 마련되었으며, 장례미사는 오는 14일 월요일 오전 11시에 같은 성당에서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의 주례로 봉헌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상북도 예천군 지보면 지풍로에 위치한 농은수련원 내 성직자 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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