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해킹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과 관련,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선관위가 개표 때 사용하는 분류기의 제어용 컴퓨터에 대한 "특별한 점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공직선거 개표 때 사용하는 전자개표장치(투표지분류기)의 해킹 우려에 대해서는 2012년 12월 14일 권영해 전 안기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일도 있다. 권 전 안기부장은 투표지분류와 관련해 "북한은 해킹 소프트웨어를 통해 얼마든지 우리 선거를 교란할 수 있다. 해킹으로 교란 가능한 전자 개표기는 분류에만 사용하고 마지막 확인은 꼭 사람이 해달라"라고 말한 바 있다.
투표지분류기가 인터넷과 연결되면 해킹을 통해 개표를 조작할 위험이 있으니 공직선거 개표에 컴퓨터 전산조직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시민운동단체 주장도 꾸준히 있었다.
선관위가 사용하는 투표지분류기는 2002년 6월 제3회 지자체선거 개표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6대 대통령선거 때는 '전자개표기'로 개표했다는 이유를 들어 한나라당이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투표지분류기를 도입할 때는 개표기와 중앙선관위 서버를 ADSL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용했다. 그러나 개표기에 인터넷 기능이 들어가 있으면 결국 공직선거법 쓸 수 없는 '전자개표기'라는 문제가 불거진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와 보고용 인터넷 기능을 따로 분리해 계속 사용하고 있다.
투표지분류기에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모뎀칩이 내장된 문제도 있다. 선관위는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투표지분류기와 제어용 컴퓨터를 일체화 한 투표지분류기를 1300여대 새로 만들었다. 투표지분류기에 붙은 제어용 컴퓨터는 중국 레노버사 U-330 노트북이다. 이 노트북에는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칩(Intel 7260 b/g/n Wireless(Blootouth 동시 지원)이 내장돼 있다. 레노버 사 컴퓨터는 해킹을 쉽게 할 수 있는 ‘백도어’가 설치돼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선관위가 투표지분류기를 발주할 때 "인터넷 네트워크 연결기능을 제거"하도록 했으나 실제 납품 받은 제품은 ‘무선인터넷 기능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였다. 투표지분류기를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한다면 RCS와 같은 해킹 프로그램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
선관위는 투표지분류기의 인터넷 기능을 ‘바이오스(BIOS) 상태서 비활성화(Disable)한 상태’로 사용하기 때문에 해킹 우려는 없다고 한다. 또 투표지분류기 컴퓨터에서 내장된 인터넷 기능을 제거하면 컴퓨터 운영체계(OS)를 업그레이드 할 수 없고 바이러스 감염 확인과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기능을 완전히 제거 할 수는 없다고 한다.
RCS 등 해킹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투표지분류기 보안점검을 어떻게 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지분류기는 인터넷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용하는게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투표지분류기를 새로 도입할 때 보안 점검을 했고, 사용 후에는 오프라인 상태로 보관한다. 개표를 위해 사용할 때는 사전에 점검을 실시해 각 개표소로 보낸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것(해킹) 때문에 특별한 절차를 새로 만든다든지 보안검사 과정을 하나 더 추가할 계획은 없고, 기존에 해 왔던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