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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치운쿨라 행진 6일째 소식 나눔
  • 편집국
  • 등록 2015-07-30 11:08:32
  • 수정 2015-07-31 09: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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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목적‥기억과 회개

구간거리‥영전성당~신전성당(22km)


보나뚜벤뚜라 성인의 삼중도.

정화, 조명, 일치와 뒤엉켜 오늘도 순례의 길을 걷는다. 순례 6일째이지만 아직도 정화의 길은 멀기만 하다.



오늘 아침은 누룽지와 김장김치다. 김치 솜씨가 너무 좋은 지혜엄마에게 신부님께서 고맙다 인사드린다.



영전공소는 어찌나 가난한 지 어딘지 모르게 그 옛날 포르치운쿨라 성당 같다는 느낌이 든다. 전기도 안 들어오고, 물도 안 나오고, 신자들은 도회지도 다 떠나고, 선교사도 없이 공소회장님께서 13년째 교우들을 돌보고 계신단다. (총 신자수: 어른 4명, 어린이 6명, 어린이 예비신자 2명)


미사주례 신부님: 심규재 실베스텔ofm

(강론)

오늘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입니다. 사랑하는 주님을 돌무덤에 모셔두고 마리아는 밤새 뜬눈으로 지냈을 거예요. 주님의 시신을 씻겨드리고자 기름을 싸들고 새벽같이 일어나 무덤으로 달려간 마리아! 누가 그 큰 돌을 굴려줄까 걱정하며. 우리 마음의 큰 돌은 누가 굴려줄까요? 봉쇄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수도자들, 깊은 산 속에서 수도하는 선승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시골 곳곳에서 선교하시는 선교사님들, 그런 분들이야말로 우리 마음의 돌을 굴려주시는 천사들이구나 생각해봅니다.



구간순례자(원주에서 온 제천 보나벤뚜라 형제회)어머니와 아드님, 순례대장 신부님과 기념사진 찰칵~



오전 내내 비가 내렸다. 모두들 물집 상처가 장난이 아닌데 이 일을 우짜노? 그래도 포도는 싱싱하기만 하다.



비는 내리고, 습도는 높고, 순례일행은 힘든 구간을 걷고 있다. 남창 신기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점심을 하고 바로 옆에 있는 노인정에 무작정 들어갔다. 마침 86세 되신다는 꼬부랑할머님이 계셨다... 할머니, 나 너무 다리 아파요. 다리 좀 주물러 주셔요하고 할머니 무릎에 두 발을 얹으니 할머니께서는 당신 딸이나 손녀인 듯 ‘우따우따’하시며 다리를 주물러주신다. ‘할머니 손은 약손! 할머니 손은 약손!’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요. 일행 중 자매님 한분은 할머니 손에 용돈을 꼭 쥐어주고 오셨단다.



들길을 지나고 논길을 지나고, 오동나무를 보면 최헌의 오동닢 노래를 부르고, 달맞이꽃을 보면 이용복의 달맞이꽃 노래를 부르고, 뜸북이 소리가 들리면 뜸북새 노래를 부른다. 다리는 죽어라 아픈데 영혼은 기름지다.



해남군을 지나고 강진군 신전성당이다. 예수님께서 양팔을 벌리시고 어서오라 기다리고 계신다.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예수님께 인사를 드린 후 탁발에 나섰다. 하하. 방앗간에서 쌀을 얻고 그 뒷집 할머니네서 김장김치를 얻고 호남식당에 들어가 장아찌 된장을 얻어 언제 다리가 아팠냐는 듯 휘파람을 불며 숙소도 돌아오고 있다. 그 옛날 사부님과 초기 동료들을 생각하며...



+나눔

1. 김정순 안젤라

이곳으로, 꼭 필요한 곳으로 초대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아들 수철에게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프란치스칸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그동안 지은 죄를 보속하는 마음으로 따라 걸었다. 먼저 출발하여 걷는 형제 자매들 모습을 보고 역시 다르구나,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생각했다.


2. 김순연 데레사

6일이 지났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힘이 솟는다. 미사, 성무일도로 행복하지만 귀가 잘 안들려 실수를 하기도 한다.


3. 이우영 비오

도보행진 하면서 가족 간 소통이 더 원활해졌다. 여기 와서 가족들에게 근황을 보내면 즉각 답이 온다. 손자 녀석은 ‘할아버지 안 쓰러지셨어요?’하고 안부를 묻는다.


4. 이영옥 데레사

며칠 걷다보니 몸이 안 좋아 걷기가 불편하다. 몸이 아프니까 아픈 사람들 마음을 알게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5. 김영희 모니카

발이 이렇게까지 헤어질 줄 몰랐다. 걸을 때마다 쓰라렸지만, 그러나 그것이 내 안에서는 기름지게 느껴진다. 쓰라림이 걷는데 지장을 주지 않았다. 주님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다.



+탁발

공소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쌀과 된장, 김치를 탁발하러 모니카 언니와 동네 반바퀴를 돌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한 사람들의 모습을 만나면서 기쁘고 즐겁게 얻어왔다. 그 중 한 사람은 103살 되시는 분을 모시고 살았단다. 숙모란다. 그분이 가톨릭신자여서 신부님도 아신다고 했다. 참 보기 드문 덕을 가지신 분을 만났다.



+ 포르치운쿨라 행진 일정 +


1일차 : 진도팽목항-진도 성당


2일차 : 진도 성당-사교 마을


3일차 : 사교 마을(전남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화산초교


4일차 : 화산 초등학교(해남군 화산면 방축리)-땅끝 성당


5일차 : 땅끝 성당(전남 해남군 송지면 통호리)-영전 성당


6일차 : 영전 성당(땅끝 해안로 3233번지)-신전 성당


7일차 : 신전 성당(강진군 신전면 백도로 1517)-강진 성당


8일차 : 강진 성당-장흥성당


9일차 : 장흥 성당 출발-보성 성당


10일차 : 보성 성당-보성 회천면 충의로


11일차 : 승주 하나로 마트(순천시 승주읍 서평리 426-1)-구례 성당


12일차 : 구례 성당-화계 장터


13일차 : 화계 장터-라베르나 수도원


14일차 : 라베르나 수도원(경남 하동군 악양면)-위태 진료소


15일차 : 위태 진료소(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10-1)-덕산 공소


16일차 : 덕산 공소(산청군 시천면 마근담길 23)-성심원


덧붙이는 글

포르치운쿨라 행진 소식은, 작은형제회 생활나눔에 올라온 소식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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