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도 꽃, 북쪽에도 꽃이 핀다.
남쪽 바다에 큰비 큰바람 몰려오기 전에
일렁이는 파도 흰 거품을 보며
‘완마~, 바다꽃, 펴부렀네.’ 한다.
북에서 온 우리 아이
떨어지는 빗방울 바라보며
‘와, 비꽃이다.’ 반긴다.
주름진 어머니
얼굴에 핀 검버섯
우리는 저승꽃이라 부르고
부모 잃고 떠도는 아이
북에선
꽃제비~ 라 부른다.
이렇듯
삶의 두려운 순간,
어려운 순간마다,
우리는 꽃을 피우고 맞이하며
남에서 북에서
서로에게 잊혀진 우리말들로
꽃처럼 마주할 날
꽃피우듯 기다린다.
참 순한 우리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