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방문 3일째인 21일 쿠바 제3의 도시인 올긴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이념에서 벗어나 변화하라며 예수를 향한 가슴과 마음의 회개를 강조했다.
교황은 사제가 되기로 결심한 지 62주년을 맞은 이날 피델과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성장한 지역인 올긴의 혁명광장에서 쿠바의 주보 성녀인 '자비의 모후' 상을 제단 앞에 세우고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은 이날 마태오 성인 축일을 맞아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멸시 당했지만, 예수의 제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준 세리 마태오를 거론했다.
교황은 직접 마태오를 보고 간단히 ‘나를 따르라’라고 말한 예수의 힘이 있고 자비로운 응시가 마태오의 마음을 열었고, 해방시켰으며, 치료했고, 희망 즉 새 삶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예수의 자비로운 응시는 오늘날 우리들의 사물을 보는 방법을 변화시켜 우리에게 새 삶을 주고 있다며, 쿠바 국민들에게 이념적인 편견을 극복하고 흔쾌히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은 교황이 사제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심한 지 62주년이 되는 날로, 교황은 마태오 이야기를 전부터 즐겨 인용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인근 플로레스에서 성장한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교황의 본명)는 17세이던 1953년 9월 21일, 성당에서 사제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훗날 "고백 기도를 드리는 동안 하느님께서 나를 기다렸다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교황은 미사 후 쿠바 제2의 도시 산티아고로 이동해 쿠바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뒤 22일 미국을 방문한다.
쿠바 인권단체는 쿠바 정보기관이 전날 교황의 미사에 참석하려던 회원 22명을 제지하고, 유명한 반체제 인사 두 명과 교황의 만남도 막았다고 주장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도 교황의 저녁 모임에 쿠바 반체제 인사를 몇 명 초청했으나, 이들이 왜 오지 못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