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22일 쿠바 방문을 마치고 미국으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교황에 대해 공산주의자다, 심지어 가톨릭 교인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나는 교회의 사회 교리를 벗어난 그 어떤 것도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교황은 미국 보수주의자들을 중심으로 그 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자신의 경제와 환경에 대한 가르침은 교회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서, “나는 교회를 따른다. 그리고 이런 면에서 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의 저술과 강론 등이 약간 좌경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것은 교회의 사회교리를 되풀이하고 있다”며, “약간 좌경적으로 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통역의 실수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어 친구인 추기경이 자신에게 한 말을 소개했다.
추기경은 선량하지만 약간 엄격한 어떤 나이 든 여성 가톨릭 신자가 반 그리스도와 같은 현상이 반 교황에게도 가능하냐고 물어,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현 프란치스코 교황은 틀림없이 반 교황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아주 역사가 깊은 붉은 신발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교황은 그러면서 “나를 공산주의자라거나,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라거나 말 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자신이 진짜 가톨릭 교인이냐에 대해서는, “지금 사도신경을 외우라면 외우겠다”고 웃어 넘겼다.
교황은 미국의 쿠바 금수조치 해제와 대해 미국과 쿠바 두 나라가 협상할 문제라며, 24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제 제재가 오래 계속될 경우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교회 사회교리는 경제 재재를 비판한다며, 쿠바 금수조치 해제 협상이 좋은 결과로 끝나 양쪽 모두 만족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쿠바의 죄수들이 더 많이 풀려나길 바란다는 뜻도 내비쳤다. 쿠바 정부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재소자 3,500여 명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쿠바 방문은 예정돼 있지 않았고 멕시코를 통해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 말 카스트로 의장과 오바마 대통령의 역사적인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로 계획이 바뀌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