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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으로 (김응교)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10-15 10:13:14
  • 수정 2015-10-15 18: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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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으로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 432쪽 / 19,000원


저자 김응교는 천성이 따뜻하고 겸손하다. 그를 처음 본 순간 나는 그의 매력에 빠졌다. 남자가 남자에게 이렇게 멋지게 보여도 되는가. 그 저자가 이 가을에 가을 억새처럼 멋진 책을 내놓았다.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이자 대학교수인 그는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 그는 태생 신학자다. 신학에서 문학으로 돌아섰으니 제 길을 제대로 찾은 셈이다. 신학 없이 문학 있으랴. 김응교는 문학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텍스트를 생산한 작가의 삶의 자리를 찾았다. 르포 형식의 이 책은 작품이 태어난 곳에서 문학의 눈으로 작품을 다시 본다. 


저자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려 먼저 광화문 광장으로 간다. 광화문 광장은 우리 시대 양심의 가시다. 거기서 저자는 ‘사회적 영성’을 발견한다. 저항과 실천은 타자의 존재를 의식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서울역 노숙인과 성매매 경험자, 망루에 오른 노동자 등이 그의 곁이다. 


저자는 민주화운동을 하다 한때 감옥 생활을 했다. 그 원초적 고통 체험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시대의 아픔에 집중된다. 비극을 직시하는 작가의 시선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길로 이어진다.  휴양지 동해안을 실향민의 아픔과 노동의 의미가 쌓인 ‘삶의 교실’로 떠올리고, 비극의 제주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화해를 염원한다. 


발바닥으로 쓴 이 책은 땀이 배인 정신의 기록이자 삶과 역사 속에 문학을 비춘 보고서다. 따뜻하고 겸손한 저자의 성품은 고통의 중심인 ‘곁으로’ 가겠다고 다짐한다. 절망이 정답처럼 추천되는 환멸의 시대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여행을 함께 하자고 손을 내민다. 문학 에세이가 아니라 문학을 빌린 신학 에세이 같다. 그대는 아는가. 예수도  문학 청년이었다는 사실을. 영원한 청년 김응교처럼. 


그를 시인으로 등단시킨 도종환 시인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말한다. “엄혹했던 80년대 중반 무렵 동인지 《분단시대》를 통해 김응교와 만났다...폭넓은 독서와 해박한 문학 지식, 예리한 눈으로 삶과 역사 속에 문학이 어떻게 아프게 배어 있는가를 파헤쳐낸 생생한 보고서다.” 도종환 시인이나 김응교 시인이나 천상 신학자다. 문학으로 말하는 신학자다.




[필진정보]
김응교 :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연세대 신학과 졸업, 연세대 국문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분단시대》에 시 발표, 1990년 《한길문학》 신인상을 받았으며 1991년 「풍자시, 약자의 리얼리즘」을 《실천문학》에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CBS TV <크리스천 NOW> MC, 국민 TV에서 <김응교의 일시적 순간> 진행했고, 현재 KBS 자문위원이다. 시집 "씨앗/통조림", 평론집 "그늘-문학과 숨은 신"과 "시인 신동엽", 역서로는 다니카와 슌타로 "이십억 광년의 고독"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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