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교계에 대한 신뢰도가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28일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가 올해 9~10월에 만 19세 이상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작년 25.0%였던 종교계 신뢰도는 이번 조사에서 11.8%를 기록했다.
‘종교인들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5.6%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16.3%에 그쳤다. ‘성직자들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34.4%)이 성직자를 신뢰한다는 응답(27.6%)보다 높게 나왔다.
‘종교별 신뢰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는 39.8%를 기록한 천주교가 1위를 기록했고, 불교(32.8%)와 개신교(10.2%)가 뒤를 이었다. ‘성직자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천주교 신부가 51.3%로 1위를 기록했고, 스님은 38.7%, 목사는 17%를 기록했다.
‘종교별 국가 영향력’ 조사에서는 개신교 42.3%, 천주교 36.3%, 불교 26.7%를 기록하며 개신교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평가하였다. 한편 ‘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서는 의료계가 21.9%, 시민단체 21.5%, 금융기관 20.5% 등이 20%를 넘었고, 3.1%를 기록한 국회와 정당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종교별 종합의견에서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모두가 ‘약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위로 한다’는 항목에서 ‘그렇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개신교와 불교는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한다는 항목에서 ‘그렇다’는 응답률이 가장 낮았다.
천주교 종합의견에서 ‘그렇다’는 응답률이 가장 낮은 것은 ‘내부의 문제를 스스로 혁신하는 자정 능력이 있음’ 항목이다. 또한 1.4%의 근소한 차이로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함’ 항목이 그 다음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빈부 격차의 해소’를 선택한 응답자가 42.8%로 가장 많았고, 한국 사회의 가장 소중한 사회적 가치로는 ‘공평·평등’이 24.3%로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삶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불확실한 미래’를 선택한 응답자가 33.8%로 가장 많았고, 빈곤 18.0%와 질병 13.3%, 경쟁 스트레스 7.8%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