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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싸움은 후배들이 하겠습니다”
  • 문은경
  • 등록 2015-11-18 17:51:16
  • 수정 2015-11-18 17: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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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세상의 영웅이고픈 사람이 아니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지.”


백남기 선생의 자녀 백민주화씨는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중태에 빠진 아버지에게 걱정과 그리움이 담긴 편지를 띄웠다. 


그는 “시민이자 농민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건데 왜 저렇게 차가운 바닥에 피까지 흘리며 누워있어? ... 수많은 사진들 다 뚫고 들어가서 안아주고 싶고 피도 내 손으로 닦아주고 싶어 미치겠어...”라고 적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춥고 많이 아팠지? 아빠 심장에 기대서 무섭고 차가운 기계들 말고 우리 체온 전달해 줄게” 라며 백남기 선생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전했다. 


백남기 선생은 그의 딸이 전하는 바와 같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위해 14일 열린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 이 날 경찰은 서울광장 일대 도로를 봉쇄하며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시민들을 강경진압했고, 백남기 선생은 경찰이 조준 사격한 물대포에 맞고 쓰러졌다.


백 선생이 물대포에 맞는 장면은 인터넷뉴스와 SNS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었고, 이 과정에서 '인간 백남기의 삶' 이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30년 전 독재자의 잔당들을 몰아내셨던 것처럼 끄떡없이 일어나 주세요”라며 백 선생의 쾌유를 바라는 김민석씨의 SNS(페이스북)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씨의 설명에 의하면 백 선생은 중앙대학교 법학과 68학번으로 5.18 광주항쟁 유공자이지만 살아남은 자는 말이 없다며 끝까지 보상을 거부했다.  


중앙대학교에서 학도호국단을 해체하고 총학생회를 건설하는데 주된 인물로 활동했으며 1980년 서울의 봄을 주도하여 박정희 유신잔당 장례식을 벌이고, 의혈중앙 4000인 한강도하를 만들기도 했다. 세 번의 제적 후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며 농촌으로 들어가 농민들의 단결, 조직화에 앞장선 인물이다.


김씨는 백 선생이 걸어온 길을 회고하는 글을 통해 “선배님이 30년 전에 싸운 독재자의 잔당들이 이제 그 독재자의 딸을 앞세워 선배님께 물대포를 날렸습니다. 부디 일어나 주세요. 남은 싸움은 이제 후배들이 하겠습니다. 부디”라고 전했다. 


한편, 매일 오후 4시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서는 백 선생의 쾌유를 바라는 시민들이 모여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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