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강론을 통해, “교회를 위해 주님께 청합시다. 주님께서 모든 형태의 속된 것들로부터 교회를 지켜 주시어 교회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께 받은 정체성을, 우리 모두가 세례 때에 받은 정체성을 지니도록 청합시다”라고 말하며, 참 사람이신 예수님의 자리를 차지하는 인간 중심적 사고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인 이날 제1독서는 그 시대에 나타난 ‘죄의 뿌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스의 임금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는 이스라엘의 ‘선택된 백성’ 곧, 그 시대의 교회에 이민족들의 풍습을 강요한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땅 밑에 있는 뿌리의 형상’으로 해석 했다.
"뿌리 현상론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말합니다. 악을 저지를 것 같지 않아 보이지만 뒤에 자라면 반드시 자기 실체가 드러납니다"라며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자, 가서 우리 주변의 민족들과 계약을 맺읍시다. 그들을 멀리하고 지내는 동안에 우리는 재난만 숱하게 당했을 뿐이오.’ 라며 이민족들의 규정을 따르고 연합하도록 촉구했던 것이 그럴듯한 뿌리 였다”고 설명했다.
그 뒤에 임금은 온 왕국에 칙령을 내려 모두 한 백성이 되게 했다. 모든 이가 자기의 고유한 관습을 버리고 임금의 명령에 따랐다.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도 그의 예배를 받아들이면서 우상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안식일을 더럽혔다. 이에 대해 교황은 “배교입니다. 속된 세상은 사람들의 생각을 단일하게 이끌고 배교하게 합니다. ‘차이’는 허용되지 않고 모두가 같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에서 율법서들이 불태워졌고 율법을 따르면 왕명에 따라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이 부분에서 교황은 “독을 품은 뿌리에 의해 ‘박해’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주님께서는 마지막 만찬기도에서 당신 제자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시고, 제자들을 속된 세상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시기를 아버지께 청하십니다. 속된 세상은 정체성을 파괴하고 단 한가지의 생각으로 이끌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교황은 “하나의 뿌리에서 시작해 파괴와 박해로 끝나는 것이 세속의 속임수입니다. 우리에게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빼앗고 인간중심적인 사고로 이끄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자신안에 천천히 들어와 자라나는 세속의 정신은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결국 악이 찾아옵니다”라며 이 시기 전례는 우리를 주님에게서 멀리 떼어놓으려는 ‘독을 품은 뿌리들’에 조심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