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2일 오전 11시 30분께 천주교 미사천막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강정공소 회장 정씨가 공사장을 빠져나오던 레미콘 차량에 치여 부상을 당했다. 이 사고로 정씨는 발가락 부위가 차량 뒷바퀴에 깔리면서 발가락뼈들이 골절되고 살이 터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어 이에 항의하는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는 “사고 직후 현장에 있던 경찰은 부상을 입은 정씨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량을 공사장 밖으로 보내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부상을 당한 정 씨는 뒤늦게 도착한 119에 의해 제주시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경찰은 항의하던 주민 2명을 업무방해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해 서귀포경찰서로 연행했다.

▲ (사진출처=서귀포신문)

강정마을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서귀포경찰서 경비교통과 소속 경찰들은 교통사고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문정현 신부님을 비롯한 강정주민들 10여명을 한쪽에 고착시켜 1시간째 움직이지 못하게 막았다”며 “경찰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사람들까지 강제로 마스크를 벗겨서 사진을 찍는 등 극심한 인권침해를 저질렀고 이에 항의하던 두 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문정현 신부는 “(해군 제주기지전대 창설식이 열렸던) 어제 우리가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 되어서인지 평소보다 더 심하게 고착시켰다”며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나는 이 자리에서 무기한 단식을 선언 하겠다”고 밝혔다.

강동균 전 마을회장도 “어제 있었던 해군 제주기지전대 창설식 때 우리가 항의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니, 해군이 경찰에 공사를 지연시키는 행위에 대해 엄정대응을 당부하는 분위기다”라면서 “오늘 저녁에 주민들이 모여 오늘 있었던 사고와 경찰 대응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서귀포신문)

한 활동가는 “오늘 경찰은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30분에 걸쳐 계속해서 고착시켰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당연히 항의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그런데 경찰이 2명을 연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인권 유린의 정도가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레미콘트럭에 사람이 치여도 공사강행, 항의에 연행’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오후 늦게까지 항의농성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