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일반알현에서 “왜 자비의 희년인가?”에 대한 이유를 밝히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교황은 오늘날 가톨릭교회가 하느님과의 존재를 드러내는 표징이 되어 우리 시대에 특별한 기여를 하도록 요청받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하느님의 자비를 성찰해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은 “자비의 희년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죄의 어둠을 환히 비추는 하느님의 자비를 묵상하면서 우리가 모두 확신에 차고 실효적인 증거자가 될 수 있게 해주는 상서로운 시간”이라며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와 자비를 필요로 하는 형제들에게 눈을 돌리는 것은 복음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복음의 핵심이 삼위일체 사랑의 신비를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육화되신 예수 그리스도이며 “자비의 희년을 지낸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신앙이 개인 삶과 공동체의 중심에 다시 자리 잡게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비의 희년은 결국 자비롭게 살기 위한 거룩한 해”라며 감미롭고 부드럽게 다가오는 하느님의 용서를 우리 삶 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자비의 희년은 교회가 오로지 ‘하느님께서 더 좋아하시는 것’을 선택하도록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며, 하느님의 존재가 자비이기 때문에 자비의 희년 동안 우리는 마음을 열고 기쁨의 자비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하느님께서 좋아하시는 것’은 그분의 자비를 선택하는 것이고,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코 없다”며 “만일 교회가 더 중요하거나 더 급한 다른 것이 있을 거라는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하느님께서 더 좋아하시는 것’을 선택할 줄 안다면, 이번 희년은 교회에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자비를 잊어버린다면 우리의 모든 노력은 헛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우리는 착한 목자처럼 길 잃은 우리를 찾으러 오신 예수님에게 발견되는 기쁨을 강하게 느낀다. 이것이 희년을 맞으며 교회가 제시하는 목표다”라며 지난 4월 11일 하느님 자비 주일에 강론한 내용을 되새겼다. 이어 “우리 안에서 자비가 더 사람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진정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자”며 “사회와 직장, 심지어 가족 안에서도 용서가 드물어지는 우리 시대에, 자비를 호소하는 것은 모든 곳에서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또한 “자비를 망각하는 뿌리에는 항상 이기적인 사랑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이익과 쾌락을 추구하거나, 재물을 쌓아두려는 것과 결부되는 명예욕을 갈망하는 배타적인 세속적 욕망이 그리스도인들의 삶에서도 자주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죄인임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거룩한 자비의 희년에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자비를 경험하고, 무엇보다 주님을 기쁘게 하는 하느님 자비의 증인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