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3일 목요일 60일차.
익산 온수교차로에서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아빠와 제가 길 위로 나온지 어느 덧, 60일이 지났습니다.
차갑던 길은 이제 뜨거워 지고, 아빠와 저는 이 길에서 봄을 맞았습니다.
이 땅에 있는 부모님들과 승현이의 친구, 동생들이 함께 걸어준 길이었습니다.
아빠와 제가 아이들을 생각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걸어가는 길인 만큼
그 분들도 순수하고 감사한 그 마음으로 함께 엎드려 주시고 걸어 주셨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도와 주셔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야 하겠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며
걷는 아름다운 길인 만큼 이 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순수 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단체의 누구가 아닌, 이 땅에 사는 어머니, 아버지의 이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물 한잔이라도, 감사한 응원의 말씀 한 마디라도 그 분들의 아름다운 이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이 모여서 광화문에 도착했을 때, 티끌 한 점이라도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땅을 기며 지나 갈 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주시는 이 땅의 아버지,
딸 같은 저에게 음료수라도 사 먹으라고 손에 꼭 쥐어 주시는 감사한 그 어머니의 마음.
이 마음들을 기억하며 아빠와 저는 앞으로도 하루 하루 열심히 걸어 나가고 싶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이 미소 지으며 아빠와 저를 지켜볼 수 있도록
부디 그 감사한 마음을 더 아름답게 전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아름 : 세월호 희생자 승현군의 누나이자, 이호진씨의 딸이다. 아름양은 지난 2월 23일부터 진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