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종교자유정책연구원과 종교투명성센터가 ‘지금껏 본 적 없는 기이한 순례길’이라는 주제로 시민순례길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시설과 국유지가 성지라는 이름 아래 배타적 종교의 용도로 전용되고 있다”면서 “비단 종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자체들 또한 성지 조성을 위해 막대한 정부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입된 예산의 사후 관리가 모호하고 사용실적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며 “종교자유정책연구원과 종교투명성센터는 이런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해 세금 안 먹는 ‘시민순례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잊힌 순례길을 우리라도 열심히 탐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순례길 코스는 서울역 13번 출구에서 모여 드림씨티교회를 거쳐 서소문공원의 시작인 천주교 약현성당, 서소문공원을 탐방한다.
드림씨티교회는 서울역 인근에 공간을 마련하고 노숙인들의 생존과 자립을 돕기 위해 24시간 오픈된 형태로 의식주를 비롯해 의료, 법률, 취업 지원 등을 제공한다.
서소문공원은 조선시대에 사형터로 사용된 곳으로 전봉준을 비롯해 허균, 홍경래 등 민란지도자들과 임오군란 주동자들, 갑신정변 책임자 등이 처형된 곳이기도 하며 천주교에서는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천주교에서 서소문공원을 서소문성지로 조성하려고 하면서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지고 “이 공간은 천주교 성지가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가 흐르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성지화 반대 시위, 천막농성 등이 열렸다. 서소문공원의 전체사업부지만 21,363제곱미터(6,462평)에 이르고 460억 원의 정부예산이 투입됐다.
이러한 논란에도 2018년 9월 서소문공원에 건립 중인 역사박물관에서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 선포기념’ 행사를 열어, 언론에 알려서 천주교 성지로 굳히기 하려는 것이라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시민순례길은 17일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국고보조금이 투입된 종교시설을 감시하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참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