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정진동 목사를 추모함
이라크에 봄은 오지 않아도
꽃은 피고 지고 또 새 생명이 태어나지만
죽음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모두가 이슬람교도와 이라크를 미워하여도
그의 나라와 민중을 사랑했다
가난한 목회자가 넝마 통을 메고
담배를 피우며 껄껄 웃으며
청주 무심천 다리 밑에 앉아서
멸치와 고추장 손가락 끝 한숨이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며 하늘을 보네
조국의 마음은 깊고 속은 쾌청하다
조선말이 생긴 날부터 시작하여
전쟁을 반대하며 천리를 걷고
광화문에 입성 했을 때
노무현 이라크파병은 결정되었다
아메리카합중국 식민지 코리아 군대
파병이 결정 된 날 무자비한 폭격
이라크의 어린 생명들이 이유 없이
피를 흘리며 죽는 것을 보았다
아메리카 정의는 폭력을 부르고
하나님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오직 침묵만 강요하는 악의 축이 되었다
거대한 무기상과 아메리카합중국의 성조기 아래
고통의 눈물을 흘리던 정진동 민중의 벗
지상에서 영원으로 사라졌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농민 도시빈민의 아버지
가고 싶지 않은 천국에 갔다
하늘은 평생 고통만 안겨주었을 뿐
천둥과 벼락과 폭풍은 세월호 침몰하게 만들고
수천 수억 광년의 우주로 떠나게 했다
그럼에도 이라크를 버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