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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인천교구 답동주교좌성당 평신도협의회의 난동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12-18 10:27:20
  • 수정 2015-12-18 11: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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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성당 안에서 일어났다. 16일 저녁 7시 40분경 인천교구청 앞 단식농성장에 답동성당 평신도협의회 신자 20여 명이 가위 등을 들고 몰려왔다. 농성장에는 인천교구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 문제를 최기산주교가 해결하라며 16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이 있었다. 몰려온 신자들은 영하 2도의 날씨에 농성장에 친 비닐을 찢고 농성장 뒤 벽에 붙여놓은 현수막들도 모두 떼어냈다(관련기사보기). 


12월 16일자 답동 주교좌성당 주임신부의 직인이 찍혀 있고 답동성당 평신도협의회 서윤수 회장 이름이 적힌 공문을 보자. ‘불법점거 농성 철수의 건’이라는 제목에 발신은 인천교구 답동성당 신자 일동이다. 참조란에 인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 대책 위원회라고 쓰여 있다. ‘귀측의 불법 점거로 인사 사고의 발생이 우려되며 대내외적으로도 천주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초래한바’라고 공문은 주장하고 있다. 


▲ 평신도협의회는 16일 오후 7시까지 점거 농성을 풀고 각종 시설물 및 불법 부착물들을 철거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오후 7시경 농정장에 찾아온 평협은 농성장에 설치된 파라솔을 찢는 등 강제철거를 강행했다. (사진출처=보건의료노조)


얼마전 조계사에 피신한 민노총 한상균 위원장을 내쫓으려는 일부 불자들의 모습이 실망을 주었다. 부처님 가르침에 적합한 행동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08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조계사에 피신하여 114일간 농성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실장을 보호하고 수행 정진하도록 배려하였다. 당시 신도회 누구도 수배자 처지의 그를 몰아내려고 하지 않았다. 


70년대 후반 남미 엘살바도르에서 일어난 일을 소개하고 싶다. 정권에게 탄압받던 농민들이 저항의 표시로 성당을, 그것도 미사가 거행되는 성당 내부를 여러 차례 점거하였다. 그러나 로메로 대주교는 그 점거를 불법이라고 비난하지도 않았고 농민들을 강제로 쫓아내지도 않았다. 로메로 대주교는 그들을 찾아가 하소연을 듣고 대화하였다. 본당신부는 성당을 점거한 농민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그들을 위로해 주었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마음 놓고 찾아올 곳이다. 교회를 찾아온 약자를 쫓아낼 권리는 교황에게도 없다. 가난한 사람을 만나지 않을 권리는 교황에게도 없다. 


답동성당 일부 평신도들의 난동은 예수의 가르침과 아무 관계없고 오히려 위배된다. 답동성당 정귀호 주임신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천교구 소유 국제성모병원에서 노사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최근 사태는 '천주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시민들과 신자들에게 주고 있다. 국제성모병원 문제는 결국 최기산주교가 풀어야 한다. 대내외적으로 천주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초래한 장본인은 최기산주교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로메로 대주교는 가난한 사람들보다 부자 신자들과 한때 더 어울리기도 하였다. 회개하기 전에 불통의 대명사로 여겨져 비판받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로메로 대주교는 가난한 사람들과 접촉을 차차 늘려서 드디어 회개의 영광을 맛보게 되었다. 가난한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는 회개의 은총이 내린다. 


최기산 주교는 로메로 대주교의 삶에서 많은 것을 깨우치기 바란다. 부자나 권력자들과 가까이 지내다가 망가지지 않은 성직자는 없었다. 목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교회와 양떼를 위해 교구장 직무를 내려놓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인천성모병원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인천교구 사제들은 빌라도처럼 손 씻지 말라. 사제는 주교와 공동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 답동성당 평신도협의회와 주임신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공개 사과하라. 인천교구는 무슨 면목으로 자비의 희년을 지낼 셈인가. 요즘 인천교구를 보면 하느님이 슬퍼 우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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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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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mem2015-12-18 22:15:04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ㅠㅠ 성탄을 계기로 회개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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