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통과해 구원을 받으려면 통행료를 지불하라는 사기꾼들이 나타나자, “자비의 문은 곧 예수님이고 구원은 ‘공짜’입니다”라며, 구원을 받으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악하고 교활한 이들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자신을 ‘문’이라고 표현하면서 ‘누구든지 나를 통해 들어오면 구원받을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을 언급하며 성 베드로 광장 일반 알현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성문을 지나는 것은 진정한 회개를 보여주는 표징이며 우리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황은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누는 ‘자비의 희년’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성당 안에 성문이라는 표징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친교가 더욱 강렬해져서, 교회가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살아있는 표징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일인 12월 8일에 맞춰 자비의 희년을 시작했음을 강조하며, 교회는 세계 곳곳에 개별적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오직 하나인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 하느님의 친교 속에서 살아가는 하나 된 교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회를 하느님 사랑의 표징으로 만드는 친교의 신비는 우리 마음 안에서 성장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자비와 용서는 단지 미사여구로 꾸며진 단어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늘 우리 삶 안에서 실천해야 합니다”라며 신앙이 우리 마음을 변화시켰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표징이 사랑과 용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해성사도 희년의 중요한 표징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화해하도록 만들어 주는 그 성사에 다가가는 것은 그 분의 자비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것과 같습니다”라며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한계와 모순도 이해하신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은 “우리가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청할 때 하늘에서는 축제가 열립니다”라며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 하겠어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정작 우리도 용서할 능력이 안 되면서 어떻게 하느님께 우리를 용서해달라고 청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쳐다보지도 못하고 미워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주님께 제 죄들에 대해 용서를 청하고 나서는 그 사람도 용서하게 되었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며, 우리는 일상 속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가까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주님께서 우리가 삶 안에서 다른 표징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 위해 함께 하실 거라며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자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