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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환, 천노엘 신부 60여 년 만에 한국 국적 얻어
  • 최진
  • 등록 2016-02-05 16:22:53
  • 수정 2016-02-05 16: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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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두 외국인 신부가 한국 국적을 얻었다. 4일 오후 3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벨기에 국적의 세스테벤스 디디에 신부(한국명 지정환)와 아일랜드 국적의 오네일 패트릭 노엘 신부(한국명 천노엘)의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지정환 신부는 임실 치즈를 연구·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으며, 천노엘 신부는 60여 년간 장애인 인권의 개선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정환 신부는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감사의 뜻을 밝히며, 임실 치즈의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뜻을 표했다. 천노엘 신부는 고향에서 대학교에 다닐 때 단 한 번 투표에 참여했다며,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통해 4월 총선에 참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또한, 특별공로자로 귀화허가를 받은 것에 대해 영광스럽다며 한국인으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앞으로도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지정환 신부는 1964년 전북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하면서 가난에 허덕이는 지역 농민을 돕기 위해 치즈 생산을 계획했다. 유럽 현지 장인에게 직접 치즈 제조기술을 배워와 전수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통해, 3년 후인 1967년, 지 신부는 마침내 전북 임실군에 국내 첫 치즈 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치즈는 ‘임실 치즈’로 불리며 지역경제 활성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임실군 일대 50여 농가가 1년에 생산하는 치즈 및 유제품 매출 규모는 180억 원이다. 


▲ 지정환 신부(우)와 임실치즈직원들 (사진출처=임실군 / 임실치즈농협)


또한, 지 신부는 1984년부터 전북 완주 시에 중증 장애인 재활센터 ‘무지개의 집’을 설립해 장애인 자활에 헌신했다. 호암재단이 2002년 이에 대한 공로로 ‘사회봉사상’을 수여하자, 지 신부는 상금과 사비, 기부금 등을 모아 2007년 ‘무지개 장학재단’을 만들어 장애인 가족들의 안정된 생활을 지원하고 장애인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지 신부와 함께 국적을 취득한 천노엘 신부는 1957년 선교와 구호활동을 위해 국내에 입국했다. 그는 지난 60여 년간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직업 훈련과 사회 적응 훈련 등을 진행했다. 특히 천 신부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그룹 홈’은 지적 장애인과 봉사자가 함께 생활하는 소규모 가족형 거주시설로 국내 장애인 지원의 새로운 모델을 확산‧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 천노엘 신부 (사진출처=성골롬반외방선교회)


법무부는 반세기 이상 한국 농촌의 생활수준 향상과 장애인의 자활, 인권 보호에 헌신한 두 신부의 공로가 대한민국 사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대한민국 국적을 수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국적 허가로 국적이 취득될 경우, 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우리 국적과 함께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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